국민의 주권인 투표도 못하는 나라 정상인가
대통령, 여당, 선관위 모두 책임이 적지 않다
이번 6•3지방선거는 국민들에게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태를 불러왔다. 어떻게 국민들이 헌법에 보장되고, 참정권인 투표조차 하지 못하도록 투표용지를 보급하지 않는단 말인가? 선관위가 발표한 것에 의하면, 투표용지가 부족하여 추가로 송부한 곳이 67곳(서울 35곳, 부산•경남 8곳, 대구 7곳, 인천 6곳, 울산 3곳)이며, 그중에 실제적으로 투표용지를 사용한 곳이 50곳이다(서울 33곳, 인천 6곳, 대구 4곳, 부산 3곳, 경남 2곳, 울산 2곳) 그 중에 송파지역이 14곳으로 가장 많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금까지 수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감사원은 지난해 2월, 7개 시도선관위의 가족, 친척 채용 청탁, 면접 점수 조작, 인사 관련 증거 및 서류 조작•은폐 등의 비위를 골자로 한 실태 보고서를 냈는데, 2013년 이후 878회가 규정 위반이었다고 했다. 중앙선관위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개혁 방안을 내놓았지만, 흐지부지되고 있다. 그뿐인가? 선거철인데도 선관위 직원들이 무더기로 휴직한 것도 발견되었다.
거기에다 국회는 대법관 선관위원장 겸직 제한법,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인사청문회법, 선관위 특별감사관법, 선관위 감사위원회 설치법, 상임 선관위원 폐지법안이 지난 2024년부터 국회에 상정되어 있지만, 이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이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서울 잠실 7동 투표함을 개봉한 핸드볼 경기장 앞에 매일 수만 명씩 모여 ‘참정권 되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는 대부분 20, 30대의 젊은이들로 ‘투표도 못하는 나라’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같은 20대인, 각 대학에서는 국가 권력의 국민 주권 박탈에 대한 ‘시국선언문’을 내고 있다. 현재까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건국대, 한국외국어대, 포항공대, 카이스트대, 이화여대, 서울교대, 전북대, 경기대, 명지대, 용인대, 동아대, 경희대, 부경대, 동국대, 총신대, 성결대 등에서 강력하게 책임자 처벌과 제도 개선과 구체적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는 1960년 3•15 부정선거 못지않은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그 누구도 감시나 감사나 간섭할 수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지금까지 불신을 쌓아왔다. 이는 국정조사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국민의 권리와 참정권을 유린한 것에 대하여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또 주민들의 정당한 항의와 주권을 물리적으로 막고, 심지어 주민들을 폭행한 경찰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과 처벌을 해야 한다. 복면을 쓰고, 국민들에게 폭행을 저지르는 경찰이 어느 나라 소속인지를 물어야 한다.
이 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폐지하고, 지금까지 불법과 부정으로 의심되는 모든 자료들을 공개하여 국민들이 가진 의혹과 우려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 대하여 침묵하는 여당, 민주노총, 전교조,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민변, 종교계 등은 왜 조용한가? 선거는 민주제도의 제일 중요한 수단과 과정이며,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이를 간과하면 안된다.
이런 식으로 나라를 망치는 것을 외면한단 말인가? 국민의 주권을 유린하고, 신성한 참정권을 박탈해도 좋다는 것인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이런 엄정한 헌법적 가치 아래 국민은 투표라는 신성한 행위를 통하여 국가의 권력을 위임하는 행사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에 침묵한다는 것은 헌법적 가치와 국가의 근간(根幹)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성경에서도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아모스5:24)라고 말씀한다. 이번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한번에 행정 실수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 동안 누적된 불의와 불법과 불공정의 결과라고 본다. 따라서 정부와 사법 당국은 이 사건의 배후를 소상히 밝히고 관련자들을 ‘헌정유린죄’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