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의미
2002 한․일 월드컵대회는 올림픽과 함께 전세계인의 축제이다. 32개국에서 736명의 선수가 참석하여 31일간 한국과 일본의 각각 10개 도시에서 게임을 하게 되고, 지역 예선을 포함하면 198개국이 참여하는 전 지구적 행사이다. 전세계에서 연인원 420억명이 TV를 통해 월드컵에 동참한다니 대단한 일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월드컵 대회 본선에서 1승도 이루지 못한 국가였지만 이번에는 8강을 바라보는 위업을 달성했다. 온 세계가 열광하는 월드컵 대회에 이변도 많고 의외의 결과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과연 이 월드컵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상업성에 근거한 국제 축구 EVENT이다. 국제 축구연맹(FIFA)은 6억 1000만 달러 (한화 약 7,500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고 월드컵 TV 중계권만 해도 8억 5,000만 달러(한화 1조 455억원)의 중계료와 15개 공식업체의 후원금 등 해마다 5,00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스포츠 수익 단체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부적절한 명칭을 가진 응원단에 거액을 후원하고 홍보이익을 추구하는 대기업이 여럿 있다. 어느 기업은 기독교계와 악의 명칭을 조장하는 홍보 중단을 굳게 약속하고도 약속한 사실을 다 팽개치고 자사의 영업이익만을 추구하는 부도덕한 면을 보여주었다.
둘째, 국제 사회에 자본을 바탕으로 자국을 홍보하는 기회이다. 이번 대회에 입장할 수 있는 입장권수는 2,920,000개 여기에 참석하여 자국을 응원하고 홍보하는데 대규모 응원단이 필요하다. 또 선수층도 프로 리그가 많이 있는 나라일수록 유리하다. 알다시피 선진국과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프로팀이 활성화되어 있다. 그리고 실재로 그러한 나라일수록 FIFA랭킹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이기는 자만이 환호를 받는 것이다. 어차피 경기를 하면 실력차가 나게 마련이다. 경기에서 진자는 누구도 관심을 두려하지 않는다. 아무리 강팀이고 게임메이커로 소문이 나있어도 실제 상황에서 실력이 나오지 않으면 패배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실력껏 최선을 다한 패자가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정글의 법칙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회를 우리 국민들이 환호하고 단결된 모습으로 응원하는 것은 보기 좋았다. 우리 선수들도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을 보고 온 국민이 기뻐하였다. 이를 두고 경제적 인센티브, 홍보효과가 얼마라는 주장도 있다.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응원단이 ‘악마’의 이름으로 응원하고 기뻐하고 열광하는 모습이 세계 60억 인구의 뇌리에 각인되고, 그리고 그 사실이 역사에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이 경제적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국가적 이미지의 손실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또 6.13 자치단체장 선거의 소홀과 무관심도 큰 손실로 남을 것이다.
월드컵 경기가 기여하는 바도 있다. 이를테면, 이번 대회기간에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쟁을 멈추고 있고 우리도 국민적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에 그동안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바로 잡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별무일 것이다.
그리고 ‘Be The Reds'를 가슴에 달고 붉게 외치던 심성(心性)에 ‘Jesus, Christ'의 붉은 피가 수혈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