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방송은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으로 설립되어 복음선교를 위한 예언자적인 사명을 훌륭하게 감당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방송발전과 국민의 알권리 신장에 크게 공헌하였다. 기독교방송이 일찍부터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지방 곳곳에 하나님 말씀을 전파하고 진실보도를 통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신장시키고 방송발전을 이룩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기독교방송이 찬란한 과거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교회의 걱정거리가 되고 한국사회의 문제아로 전락하고 있는 사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기독교방송이 하루속히 모두에게 사랑 받는 선교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도한다. 기독교방송의 이사진이 한국교회의 모든 교단을 망라하여 신앙과 덕망을 갖춘 지도자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개월 간이나 신임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고 이사장마저도 공석이 되고만 것은 한국교회가 기독교방송에 대한 책임을 포기한 거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지난해 노동조합에 의한 한국의 방송사상 초유의 장기 파업과 파행적 방송, 그리고 노사간 갈등의 장기화 등은 기독교방송의 공신력 실추에 그치지 아니하고 한국교회의 부끄러움이 되었다. 치열한 노사간의 대립으로 인하여 이사회 개최가 빈번히 무산되고 서면투표 등의 편파적 방법이 동원되는 사태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더구나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대화와 양보, 사랑과 이해로 풀어야할 문제를 조직논리와 행정논리 등의 강제에 의하여 해결하려는 당사자들의 태도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기독교방송의 문제가 신앙적 양심에 따라 대화와 양보를 통하여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오늘의 사태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이사진과 경영진은 먼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조언을 구하고 노사간의 대화에 적극 임하여야 한다. 이사장과 사장의 선임에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공개된 공정한 방법을 통하여야 하며, 후보자들은 공개적으로 검증된 인물이어야 한다. 또한 그 선임의 절차는 일정한 검증절차를 포함하여 정당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결코 밀실에서의 담합이나 나눠먹기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기독교방송의 사태해결이 단순히 임원보선의 차원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화합하고 하나되어 바른 방송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기독교방송이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의 상징으로 우뚝 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사랑 받는 선교의 지체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