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종교의 자유는 지켜지고 있는가?
정교분리의 왜곡으로 종교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85조 3항 적용은 위헌적 요소 다분하다
종교의자유수호를위한국민연대 기자회견 및 세미나서 밝혀져
지난 13일 서울 사랑의교회 아트 채플에서 종교의자유수호를위한국민연대(이하 종수연)에서는 “재갈 물린 한국 종교, 자유는 있는가?”라는 주제로 정교분리 바로 알기 위한 기자회견 및 세미나가 열렸다. (공동)주최는 예배회복을위한자유시민연대,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 한국교회언론회, 한국정직운동본부, 한국기독문화연구소, 대한민국광역기독총연합회, 법치와자유, 고애연 등이 함께 하였다.
제1부 기자회견에서는 사무총장 김영길 목사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기도에는 오정호 목사(예장합동 전 총회장, 새로남교회) 인사말에는 김진홍 목사(종수연 공동대표, 두레수도원) 축사에는 박조준 목사(분당갈보리교회) 격려사에는 오정호 목사, 양병희 목사(예장백석 전 총회장, 영안장로교회) 심하보 목사(서기총·대한민국광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은평제일교회) 이성구 목사(고애연 대표, 한목협 전 대표) 그리고 행사 배경 설명에는 손현보 목사(종수연 예배위원장, 세계로교회)가 각각 맡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정교분리란 국가권력이 종교에 개입하지 말라는 뜻인데, 한국만이 그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그 오해를 빨리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실제적인 문제점을 살펴보기 위하여, 제2부 세미나로 들어가, 정소영 미국 변호사의 사회로 시작하였다. 이때 김승규 대표(전 법무부장관, 종수연 공동대표, 기독문화연구소)의 인사말과 고명진 목사(기침 전 총회장, 수원중앙침례교회)의 축사 후에, 이호선 교수(국민대 법무대학원)의 제1 발제가 있었다.
이 교수는 1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발제문의 결론으로,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이하 공직선거법)의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계열화나 하도급 등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기업 조직•기업체 또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는 조항은 정교분리의 방향에서 6가지의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첫째, 정교분리 원칙의 방향 전도이다. 즉 정교분리의 역사적 원형은 국가가 종교의 내적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공직선거법은 방향을 뒤집어 ‘종교가 국가(선거)를 평가하고 이에 따른 찬반을 말하지 못하게 한다’로 바뀌었다고 한다.
둘째, 명확성 원칙의 위반이다. 종교의 본래적 기능은 진리에 대한 증언, 도덕적 판단의 제시, 삶의 전 영역에 대한 신앙적 해석인데, 사회적•정치적 함의를 분리해 내는 것은 종교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정당한 설교’와 ‘선거운동’을 구별하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 위반이다.
셋째,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 침해이다. 목사가 기도한 내용을 법원은 범죄적 사실로 인정하였다. 이는 예배와 기도의 영역에 국가의 형사적 통제가 관철되었다. 기도는 하나님을 수신자로, 수직적 탄원인데, 이것을 선거운동으로 재분류한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넷째, 과잉금지원칙이다. 우리 헌법 제37조 제2항에 보면, 과잉금지원칙이 있는데, 독일에서는 나치 치하에서 설교 조항의 법정형을 1953년에 폐지하였고, 미국에서는 2025년 교회의 통상적 예배 소통을 통한 장치적 발언을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정하였다. 따라서 한국에서만 목사의 설교를 문제 삼아 현직 목사를 구속하여 143일 동안 실형을 집행한 것은 과잉 판결이라고 하였다.
다섯째, 평등원칙의 위반이다. 동일한 구조의 발언이 노동조합 집회에서 이뤄지면 정당한 정치 활동으로 보호받고, 교회 예배에서 이뤄지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된다. 이는 발언의 내용이 아니라, 발언의 장소, 발언자의 신분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 된다. 이것은 법의 중립이 아니라, 정치적 관점에 의해 좌우된다고 지적하였다.
여섯째, 교육적•직업적•종교적 기관의 본질적 차이를 무시한 획일적 규율의 위헌성이다. 학교에서 교사가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미성년자 보호라는 목적이 있고, 직장에서 사용자의 정치적 발언은 종속관계에서 지위 남용이 가능하지만, 종교 기관에서의 이러한 관계는 불명확한데, 이를 동일선상에서 규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정교분리는 종교의 제도적 분리이지, 종교의 공적 발언에 대한 가치적 무관심이 아니라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이 정교분리의 본래적 방향을 복원하는 구체적 방안이라고 결론지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전윤성 교수(국제 변호사, 숭실대학교 국제법무학)는 ‘한국 헌법의 국교부인•정교분리 규정에 대한 고찰’에서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각국의 국교를 금지하고 있는 입헌례를 예로 들었고, 제헌헌법의 국교부인•정교분리 도입과정도 설명하였다.
우리나라 헌법을 만드는데 기여한 유진오 박사 시절에 ‘서구 근대 국가의 국교분리 원칙이 일제의 정교분리 개념과 다른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천황 주권 체제에서 신도국교화를 추구했던 일제강점기의 정교분리제가 타종교 이용•통제의 수단으로 활용된 폐해에 대한 반성적 고려가 부족했다’고 판단한다. 즉 오늘날 한국의 ‘정교분리’가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교분리와 정교분리는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헌법의 정교분리원칙은 우리의 헌법 현실과 맞지 않는다. 국교분리와 정교분리를 혼동하고 있는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 일제의 잔재인 정교분리는 얼마든지 종교단체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종교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후 토론에서도 여러 명의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정교분리 문제에 대하여 지적하였다. 먼저 황도수 변호사(전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는 헌법 제20조 제2항에서 말하는 ‘정교분리’에 대하여, 헌법은 정치적 표현에 거의 무제한 보장한다고 전제하고, ‘진실에 대한 사실 표현, 의견 제시, 가치관의 표현, 공직자 또는 공직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비판은 사회에 위험성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며, 무제한 보장되어야 한다. 그 근거가 양심, 학문, 종교, 신앙이든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다.
두 번째 신우철 교수(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종교의 정치 참여와 역사적 전통을 제시하면서,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과 신간회 105인 사건, 신사참배 강요를 통한 종교 통제에 맞선 투쟁이 있었다. 또 대한민국 제1차 국회 회의를 할 때, 먼저 하나님께 기도한 것, 민주화운동 때, 종교인들이 정권을 비판한 것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정교분리 조항으로써 가장 엄격히 심사되어야 할 정치적 표현의 자유 제한, 종교활동의 자유 제한을 정당화하는, 비교헌법사에 유례없는 헌법 해석의 질곡이야말로 헌법 전문가를 당혹하게 만든다’고 말하였다.
또 김용원 변호사(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는 손현보 목사의 공직선거법으로 인한 147일간의 구속 수감(김 변호사가 계산한 것)과 보석(保釋) 불허,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것은 부당한 것이며, 거기에다 부목사의 기도문까지 범죄 사실로 적시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며, ‘위헌 신청’이라도 해야 된다고 주장하였다.
심동섭 변호사(목사, 신학박사)는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권력이 남용될 때 가차 없이 저항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임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독일의 나치 시절 저항했던 마르틴 니믈러 목사의 고백을 들려 주었다. ‘나치 일당이 공산주의자를 잡아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을 잡아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잡아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유대인을 잡아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기에. 마침내 그들이 나를 잡아갈 때 세상에는 나를 위해 싸워줄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고.
이어서 신동천 교수(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수정헌법 제1조를 다루는 재판들에 변화가 오고 있다고 하였다. 지금까지는 이것을 정교분리의 벽으로 보았는데, 차츰 허물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공립학교에서 코치가 기도한 것, 주 정부가 종교적 성격의 학교라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켰던 것을, 오히려 차별로 판결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영준 변호사(종수연 법률 위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비추어(2021헌바233등) ‘헌법재판소는 종교적 행위에 대하여 적대적 태도를 취하거나 종교적 행위를 다른 세속적 행위보다 불리하게 취급하고 있으며, 종교적 성격 때문에 금지를 정당화 하고 있는데,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은 헌법 제20조 제2항의 정교분리원칙에 반하여 위헌으로 판단되므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이날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은 한국에서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과 관련하여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종교의 자유에 대한 보호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복음은 모든 인간의 생명과 존엄, 행복을 확증하며 그 진리를 전파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중심적 사명이다. 이러한 신앙적 확신을 표현할 권리를 존중하는 것은 교회와 사회 모두를 더욱 건강하게 세우는데 기여한다고 하였다.
앞으로 종수연은 정교분리(국교분리)와 관련된 자료와 법적인 근거를 만들어, 향후 법적 판단이나 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하였다.

< 발제·토론·주요 교계 참석자들 >

< 종수연 김승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김진홍 목사, 박조준 목사 >

< 오정호 목사와 심하보 목사 >

< 행사 배경을 설명하는 손현보 목사 >

< 발제자 이호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