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2009년도의 역사를 새롭게 하자
한국교회는 복음 전래 12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한 축이 되었다. 종교가 어떻게 순기능 역할을 하는지를 잘 보여 주어 왔다. 그러나 최근 수 년 사이 한국교회를 돌아보면서, 경제적인 기준으로 따져 보면, 이익보다는 손실이 많았다고 보인다.
올해만 해도 방송에 의한 기독교 비난과 부정(否定), 모 교단의 교단장 선거에서의 끝나지 않는 갈등, 특정 종교에 의한 종교편향 주장에 따른 국내 선교와 기독인 모임의 위축, 4월 총선에서의 기독교 이름으로 나선 정당의 참패, 촛불시위에서 교회가 사회에 대하여 바른 방향 제시를 못한 점 등이 교회의 위상을 하락시켰다.
반면에 서해안 기름 유출 사건과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재해에 한국교회가 앞장서 봉사활동을 펼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또 세계에서 최대 규모의 교회가 후임자를 순리적으로 세운 일 등이다
왜 한국교회는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비판의 중심에 서 있는가? 이는 선교를 위한 여러 가지 토양이 척박해진 까닭도 있지만, 교회를 향한 사회 인식과 성도들의 삶이 세상 사람들과 크게 차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아,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
외부적인 환경으로는 교회 내의 부정적 사례들이 매스컴을 통해 증폭된 것과 폭력에 가까운 안티 기독교의 극성도 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거기에다 이슬람의 팽창 움직임, 이단의 극성, 타종교의 보이지 않는 견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은 한국교회가 하나님 앞에 진정으로 깨어 있지 못함으로 발생한 간접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교회 내의 문제점에 대한 바른 인식과 그에 따른 대처가 없이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교회는 우선 내부적인 문제를 과감하게 털고 나가야 한다.
첫째는 교회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 교단장 선거, 단체장 선거에서 절대로 금권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현행처럼 투표제가 아닌, 인격과 신앙을 두루 갖춘 인사를 추대하는 형식으로 바꾸는 것이 선한 방법이다. 둘째는 무자격 목회자를 양산하는 무인가 신학교와 지나치게 많은 교단 인준 신학교를 줄여 나가야 한다. 성직자는 인격과 신앙, 사명과 실력을 고루 갖추고 삶으로 증거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는 몇몇 인사에 의하여 좌지우지 되는 군소 교단의 이합집산과 난립이 정리되어야 한다. 교회가 다투고 분열하는 모습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공교회적인 기관에서 교회와 교단을 인정하는 제도를 객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넷째는 목회자 후보생에 대한 엄격한 훈련과 성직자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인사에 대하여 한 번의 결정적 흠결에 대하여도, 일진 아웃을 시켜 성직자의 이미지가 확고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는 성도들의 삶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도록 복음적 삶에 의한 신앙 훈련을 강화하고, 제직을 임명하고, 이명하고 전입하는 것을 정확히 해야 한다. 여섯째는 교회법에 대한 전문성과 시행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야 한다. 교회 문제를 사회법으로 끌고 나가는 행위는 매우 신중해야 하며, 결국 사회법도 교회법 이상이 되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일곱째는 목회자의 연장 교육을 제도화하고, 지도자들이 자기 훈련과 배움의 기회를 꾸준히 갖도록 해야 한다.
교회 외적인 면에서는 첫째 기독교 진리를 왜곡하고 가치를 폄훼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교회가 연합하여, 단호하고도 분명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선교에 대한 교단과 기관 사이의 협력관계를 강화하여, 선교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셋째 타종교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이를 위한 정보 제공을 확대해야 한다. 넷째 교회가 사회를 위한 봉사에 있어 일정한 수준의 지표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여러 번의 지적에 대해서 진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교회가 참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새롭게 맞이해야 하는 2009년은 여전히 위기의 환경이 상존하고 있겠으나 더불어 그것은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교회는 역사(歷史)에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인류에게 덮인 어둠을 걷고, 절망을 딛고, 희망을 만들어온 주체가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에서의 교회의 역할도 바로 그것이다.
2009년을 복음의 가치와 능력으로 살기를 다짐하고 가야 한다. 나의 작은 잘못은 크게 생각하여 반성하며, 남의 실수는 큰 것도 작게 생각하여 그를 위해서 기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복음의 본질적인 것에 충실하며, 비본질적인 것에 대한 것은 양보와 포기와 포용의 덕목이 필요하다.
2009년을 맞이하면서 두 가지 화면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염려의 화면이며, 또 하나는 희망적 화면이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이 인류에게 복 주심을 믿는다. 그 은총 위에서 국가를 사랑하고, 종교 간에 화목하고, 생명을 존중하고, 이웃을 섬기며 격려하고, 이 땅에 참다운 평화가 깃들도록 애쓸 때 희망은 깃들 것이다.
염려의 그늘이 사라지고 희망의 화면이 펼쳐지도록 하는 것, 그것은 기독교인들에게 먼저 주어진 시대적 과제이다. 교회는 희망을 만들어 가는 보급소가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안으로는 과욕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밖으로는 복음에 근거하여, 수직적, 수평적 평화와 솔선수범의 단결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