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지도자의 발언 유감
지도자의 말은 그가 속한 기관이나 단체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품격까지도 평가받는다. 우리는 지난 5년간 국가 지도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 웃기도 하고 불평하기도 하며 문제점을 제기하였던 일을 기억한다.
지금은 국가 지도자의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교계 일부 지도자들의 조심성을 상실한 말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준비되고 의도된 말이 아니라고 할지 몰라도, 듣는 이들은 다르게 평가한다.
언어, 말은 인격이다. 말은 사상의 표현이며 결과이기도 하다. 말은 때론 일의 성격을 규정짓기도 하고 일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사람은 언제나 그의 말에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무언의 규약이기도 하다. 지도자라면 그 책임은 더욱 중하다.
사람들은 교계지도자들에게서 성직자로서의 품위 있는 언어를 기대한다. 그런데 최근에 일부 교계 지도자들의 ‘막말’이 언론에 회자(膾炙)되어 문제시 되고 있다. 어떤 목사는 세상 정치에 목적성 있는 어느 행사에서, 교계를 걱정하는 목회자들을 향하여 상스럽고, 격에 맞지 않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심지어 타종교를 폄훼하고 자극하는 말도 서슴없이 했으며, 그들의 정치적 행보를 염려하여 충고하는 성직자들에게까지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세속의 ‘정치 운운’ 하면서, 타인의 인격을 짓밟는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정치적 소신이라면 뭔가 많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예수님을 욕되게 하는 독설도 내뱉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교회 지도자는 어느 자리에서든지 성직자로서의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정치현장이 싸움판이 되는 것을 볼 때, 개탄할 때가 있다. 그런데 교회 지도자가 정치현실을 비난하면서, 스스로 일선 정치가들 못지않은 험하고 저속한 표현을 사용한다면, 참으로 슬픈 일이다. 그야말로 부끄럽고 목불인견(目不忍見)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들은 과거에도 교회를 욕되게 하는 발언들을 한 바 있다. 여과되지 않은 말들을 통해, 자신의 속내를 내비치는데 단순 효과를 거두었는지는 몰라도, 한국교회가 상처받고, 그 언행으로 인하여 한국교회가 받아야 할 비난을 생각해 보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왜 그토록 세상 정치를 필요로 하는가? 세속 정치를 위해서 교회 지도자가 거친 언어로 숨 가쁜 열변을 토해야 할 만큼 그리도 절박(切迫)하다는 것인가?
거기에다 한국교계를 대표하는 모 기관의 차기 대표가 될 분은 그 단체의 이름으로 ‘목숨 걸고 밀겠다’고 했다 한다. 충격적인 말이다. 다행히도 그 단체에서는 그가 아직 현직 대표도 아니지만, 혹시 대표의 말이라고 해도, 모든 말이 항상, 단체의 공식입장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즉, 그 단체의 공식적 견해나 입장은 ‘논평’이나 ‘공식 입장 발표’를 공표한 것으로 제한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한국교회를 배경으로 한국사회에서 활동하는 교계지도자들의 품위 있는 언어와 행동이 이제는 절실히 요구된다. 자신들의 인기를 위해서 교회를 비웃음거리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일방통행(一方通行)식 소신 때문에 하나님의 몸 된 교회가 상처를 입게 해서는 안 된다.
세상이 허무한 개그에 사로잡혀 있어도, 교회 지도자는 진실과 참됨의 언어적 신뢰를 나타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