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정치 이념화하지 말라
맥아더장군 동상철거 움직임에 부쳐
지난 11일 인천의 자유공원 주변에서는 맥아더 장군 동상 불법 철거 강행시도와 이를 막으려는 시민 단체간에 몸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우리 사회를 시끄럽고 불안하게 하고 있다.
맥아더 장군은 북한이 남침을 통해 한반도를 적화하려고 일으킨 6.25전쟁에서 한국을 지켜내었고, 한국이 지금까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도록 도와준 은인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1957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을 맞아, 인천시민들이 모은 성금으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해야 된다는 단체들의 주장은 그를 ‘분단을 부추긴 점령군’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지난 7월 28일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한 인터넷에 기고한 글에서 맥아더 장군은 ‘전쟁 광’이며 ‘민간인 학살자’로 표현한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북한지도부(김일성)는 ‘통일전쟁’을 일으킨 민족영웅쯤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맥아더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한반도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어찌 되든지 통일만 되면 된다고 보는 잘못된 역사관으로, 개탄스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통일지상주의’ 주장대로 한다면, 모든 국민들과 역사적 사실조차도 ‘통일세력’과 ‘반통일세력’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이 땅에서 순국했고, 국립묘지에 묻힌 모든 사람들은 통일세력에 대항한 반통일 세력인가? 그리고 소위 통일전쟁을 일으켜 무고한 수백만의 인명을 전쟁으로 내몰아 죽게 한 김일성의 민족적 죄악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가?
역사를 정치 이념화하지 말라.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편견으로 희화화하지 말라.
공산주의를 무조건 비호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비하하는 것이 진보인가? 소위 진보주의를 존재하도록 자유민주주를 지켜준 맥아더 장군의 동상철거를 전술전략으로 이용하려는 억지가 민족통일의 방법인가? 이는 침묵하는 다수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역사를 역사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치이념으로 각색하려는 무모한 행동은 이제 재고해야 한다. 맥아더 장군에 대한 역사적 재해석이 필요하다면 이는 학자들과 국민들의 몫이지 일부 단체들이 폭력으로 맥아더의 동상부터 부수고 보자는 행동은 폭력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만 살뿐이다. 이를 국민들은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
50여 년 전에 인천시민들의 정성과 성금으로 건립한, 이 나라를 지켜준 은인의 동상을 하루아침에 부셔뜨리려는 행동은 통일의 조급증조차도 될 수 없다. 통일은 몇몇 사람의 조급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맥아더의 동상을 철거하려는 행동은 애써 역사를 부정하려는 행위이다.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려는 이념은 또 다른 비극적 부정을 가져올 뿐이다. 역사는 정치이념으로 탈색하여 감추기도 어렵고, 더구나 이를 억지로 지탱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