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취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미국의 제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은 미국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세계사적인 일이다. 그러므로 미국 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10억 인구가 그의 취임식을 지켜보았다. 그는 현재 미국이 처한 위기 상황을 타개해 달라는 기대와 함께 국제사회가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국제사회는 지난 날 미국의 태도와는 다른 미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에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의 출범을 반기고 있다.
그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전 세계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미국 역사상 흑인으로서는 처음이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젊고, 미국 사회의 주류 계층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그랬지만, 미국 민들의 ‘변화’를 바라는 의지가 이 정도인가 하는 것이 더 놀라울 따름이었다.
미국에 대하여 좋던 싫던, 미국은 전 세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나라이다. 그러한 미국 민의 변화를 바라는 간절한 모습은 세계 변화에 대한 일대 강한 메시지가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키-워드는 ‘희망’ ‘변화’ ‘단합’ ‘책임감’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희망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통합의 정치’를 지향하고 있고, 변화를 위해서는 각자의 책임 있고 단합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아무리 유능한 최고 지도자가 있다 하여도 국민들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그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미국의 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우리 국민과 정치권이 본받아야 할 교훈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우리 정치도 이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 국민들은 지도자들의 행동을 보면서 희망을 가늠해 본다. 최근까지 우리 정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보다는 염려를 안겨주었고, 본받고 싶은 모습보다는 버려야 하는 부끄러운 모습이 더 많았다고 본다.
정말로 부끄러움은 부끄러움 자체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국민들은 후안무치한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와 절망을 느낀 적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이 지도자에게서 희망을 본다는 것은, 장밋빛 청사진과 립 서비스(lip- service)가 아니라 신뢰를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지도자를 믿고 따를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희망은 살아나는 것이다.
둘째는 책임감이다. 새 시대는 새로운 책임감을 요구 한다는 주장은 당연한 논리이다. 책임감은 국민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며, 권리나 권력의 크기에 비례하는 것이다.
국제 사회가 변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방향과 정도를 예측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변화의 동력을 줄 수 있는 기본적인 요소가 결여된다면 그것은 헛된 구호에 불과하다.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그들의 변화와 우리의 변화가 형태는 다를 수 있지만, 그 본질은 같다고 본다.
정치권에 한 가지를 더 주문한다면, 당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일하며, 역사적 평가를 두려워하는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현대는 글로벌 시대이다. 미국의 변화의 물결이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님을 우리 모두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토인비(Toynbee)가 설파한 ‘도전과 응전의 원리’가 유효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인정한다면, 현재의 여러 도전들은 미래를 위한 희망의 디딤돌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
절망의 시대에도 희망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정치를 기대하며, 또한 사회의 중요한 축을 감당하고 있는 기독교계의 복음적 역할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