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을 높이는 정치 개혁이 되어야 한다
입법부, 국회의원 100명 정도면 되지 않나
현재 국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가운데 정치 개혁과 선거구제 개편을 위하여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전원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선거구제를 현재의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 바꾸자는 의견, 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 반대로 현재보다 의원 수를 줄이자는 의견, 또 의원의 세비(歲費)를 줄이자는 의견도 있다. 그런가 하면 사회 지도층과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대폭 축소 시키자는 운동에 들어가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현재 국회의원 수는 300명인데, 국회만큼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집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 300명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국가발전이나 미래를 위한 진지한 고민은 하고 있는지? 안타깝게도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다국적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업인 입소스(Ipsos)가 지난해 28개국 성인 남녀 21,515명을 대상으로 주요 ‘직업 신뢰도 조사’에서 나타난 것을 보면, 가장 못 믿을 직업군으로는 정치인으로, 무려 69%를 차지하였다. 직업군 가운데 최저이며, 최하위이다.
최근에 국내에서도 모 여론조사 기관에서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정치인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1%로 역시 최하위를 점하였다.
반면에 국회의원에 대한 처우는 OECD 주요국 가운데 한국은 3번째로 대접을 잘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개인에게 돌아가는 세비는 미국, 일본 다음으로 높았다. 그런데 제대로 일도 안 하면서 세비가 많은 것으로 따지면 세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도 국회에서는 온갖 특권과 자기들 감싸기가 다반사이고, 심지어 일부이기는 하지만, 가짜뉴스를 생산하면서도 반성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몰염치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당리당략(黨利黨略)에만 능하고, 민생은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서 싸움을 위한 싸움에만 능한 모습에 국민들은 질려버렸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는 인구비(人口比)로 보면, 미국이나 일본보다 많다. 미국은 인구 62만 명을 1명의 국회의원이 대표한다. 멕시코는 20만 명당 1명, 일본은 17만 7천 명당 1명이다. 반면에 한국은 17만 2천 명을 1명의 국회의원이 대표하는 셈이다. 그러니까 미국, 일본, 멕시코보다 인구 비례로 보면 국회의원 수가 많은 셈이다.
따라서 정치권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 개혁을 하려면 획기적으로 국회의원 수를 조절해야 하고, 여러 가지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첫째는 국회의원의 숫자를 현재보다 확 줄여야 한다. 지금의 300명 의원들도 너무 많다. 어차피 국회는 입법 활동을 하는 곳인데, 지금처럼 의원이 많다고 입법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다.
다수당은 ‘내로남불’로 ‘입법독재’를 일삼고, 자신들이 만든다는 법률안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고, 진지한 고민도 하지 않고 ‘입법’을 남발하여 불필요하게 만들어지는 법률이 너무 많다는 지적들이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민생에 필요한 법률안은 당쟁(黨爭)에 밀려 국회에서 잠자는 경우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수는 인구 50만 명당 1명 꼴로 선출하여 의원을 100명 정도로 맞추면 좋을 것이다. 현재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1년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7억 원이다. 그러면 국회 한 회기를 마치려면 1조 원 가까이 들어간다. 국민의 세금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곳에 쓰이는 셈이다.
두 번째는 세비를 낮춰야 한다. 지금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예우를 하니, 전혀 국회의원의 자질도 품격도 실력도 안 되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 온갖 ‘싸움판’을 벌이고 있다. 기본적인 인성과 교양과 인격조차 갖추지 못하고 의회에서 막말과 아무 말이나 하고, 안 되면 고성을 지르고 거짓말까지 버젓이 하는데, 유권자인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
국회는 면책특권을 내세우고, 자신들만의 권리를 높여 가면서 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유권자를 기만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 번째는 특권을 대폭 줄여야 한다. 국회의원만 되면 200여 가지의 특권을 누린다는데, 일반 국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의원의 예우에 관한 특혜가 지나치게 많다 보니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특혜들을 대폭 줄이고, 거의 봉사직으로 일하게 해야 한다.
네 번째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뽑은 선출직만 남기고, 비례대표, 위성 정당으로 억지로 의원 수를 늘리는 행태는 근절시켜야 한다. 비례대표를 둔 목적은 과거에 여당 의원 수를 늘려 집권을 장기화하려는 의도가 강했다고 본다. 또 전문가 집단을 세워서 국가발전을 위한 시도였다고 해도, 비례대표 의원들이 과연 그런 역할을 충실하게 했는가? 그러므로 비례대표제도는 없애야 한다.
다섯 번째는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 개혁이 되어야 한다. 말들은 개혁인데, 자신들의 특권과 비효율적 정치 집단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것이 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본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치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시에는 국민들의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어차피 정치인들의 역할은 국민을 위한 것이고, 민생을 위한 것이고, 국가의 발전을 위한 것이고, 국민을 대리하는 자리가 아닌가? 그렇다면 거기에 충실한 목적을 이루면 되기 때문에, 자기 뼈를 깎는 개혁과 올바른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정치인들이 여러 가지 혜택과 권리를 누려왔고, 국민들은 눈살을 찌푸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만의 리그’를 벌여왔는데, 이제는 진정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치 개혁을 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보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고 신뢰받는 정치를 하고, 가장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입법부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청사(靑史)에 길이 남을 정치 개혁의 신호탄을 쏘고, 국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으며, 한국 정치사에 획기적인 업적을 쌓는 주인공들이 되어 보시기를 진정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