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속의 국민들의 심리
상대 진영은 ‘위협적’, 그러나 ‘운명공동체’
-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74%가 인식
- 정치적 견해가 달라도 표현의 자유 보장해야 82.7% · 운명공동체다 79.2%
- 지식(표현의 자유82.7%)과 현실(위험 74%)의 괴리/이중성 해소 위한 과제
※ 여론조사공정은 한국교회언론회 의뢰로 지난 2월 19일~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국민들의 갈등 수준과 존중 수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 3.1%이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다른 정당 지지자와의 토론시에 느끼는 감정’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57.3%)이 부정적 감정(‘답답’+‘화남’)을 느낀다고 답변하였다. 4명 중 1명 정도(26.0%)만이 정치적 의견이 다른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해보려는 자세를 갖고 있었다. 열명중 한명은 잘 모르겠다(10.3%), 6.4%는 정치적 대화를 피한다고 응답하였다.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국민의힘 지지자는 19.3%,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31.9%인데, 지역적으로 호남 지역에서 33.3%, 대구·경북 지역 34.8%로 높게 나타나서 호남권에서 탄핵 반대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현상의 이유를 추측하게 한다.
2. “나와 다른 정치 성향의 사람들이 사회에 위험한 존재일 수 있다고 생각될 때가 있느냐?”는 질문에 74.2%가 ‘그렇다’고 답변하였다. ‘위험하지 않다’는 응답은 20.7%에 불과했다.


‘위험한 존재’란 매우 강한 표현을 썼음에도 국민의힘 지지층의 73.9%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76.3%가 ‘그렇다’고 응답하여서 정당간에 별 차이가 없다. 이것은 상대 정당이나 대통령, 정책에 대한 평가가 아닌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시민의 존재 자체가 위험’이라는 것이므로 주권자들인 국민들간의 극심한 불신과 갈등을 보여준다.
2016년 미국의 퓨 리서치는 민주당원의 절반 이상(55%)이 공화당이 자신들을 “두렵게” 만든다고 응답했고, 공화당원의 49%도 민주당에 대해 ‘두렵다’라고 응답했다. 정치에 매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민주당원의 70%와 공화당원의 62%가 상대 진영을 두려워한다고 답했다.1)
미국인들이 상대 진영의 사람을 두렵다고 인식하는 것에 비해서 한국은 훨씬 더 높은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탄핵 사태로 인해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3.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그들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82.7%가 그렇다고 답변하였다. 13%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였다.

‘나와 다른 정치 성향의 국민은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74.2%였음에도 국민의힘 지지층의 83%,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3.2%은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것은 ‘표현의 자유’란 원칙에 대해서는 국민적 동의가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인공지능(챗지피티 o1)은 이러한 높은 응답율 응답자들이 ‘이중적 태도’를 보인 것일 가능성을 지적한다. 실제로는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적대감이나 불신이 강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 보장’이 원칙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식에 근거한 답변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현실에서는 상대의 표현의 자유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4. “나와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도 운명공동체라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79.2%가 그렇다고 답변하였고, 17.2%는 그렇지 않다고 답변하였다. 잘 모르겠다는 3.6%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80%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78.9%가 ‘운명공동체’라고 응답하여서 별 차이가 없었다. 국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시사한다.
인공지능(챗지피티 o1)은 지역·연령·성별·정당 지지 여부를 막론하고 70% 이상이 ‘운명공동체’란 것에 동의한다는 것은 분열이 심하다고 평가되는 한국 사회에서 공동체 의식은 견고하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했다. “나와 다른 정치 성향은 위험할 수 있다” 74%의 조사결과와 이것을 비교해보면 ‘상대를 위협적이라 여기면서도 어쨌든 공동체다’라는 이중적 태도나 모순적 구조가 존재한다고 분석하였다. 중도층이나 유보층의 낮은 응답은 표본이 적어 단정하기 어렵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은 만큼 ‘내가 다른 사람과 운명 공동체다’는 질문에 깊이 공감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5. 시 사 점
1)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면 상대 진영에 대한 ‘위험’ 프레임이 작동하기 쉬운데,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인해서 국민들이 양분되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 ‘다른 정당 지지자와의 토론시에 느끼는 감정’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57.3%)이 부정적 감정(‘답답’+‘화남’)을 느낀다고 답변하여서 정치적 토론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다행히 4명중 1명 정도는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긍정적 태도를 갖고 있다.
3) 응답자의 74%는 정치적 의견이 다른 국민이 위험한 존재일 수 있다고 답변하는 수위까지 이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상대를 위험한 존재로 보는 경향은 향후 위험한 존재라 생각되는 정치 진영에 대한 탄압이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케 한다.
4)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82.7%로 나왔다. 그런데, 인공지능(챗지피티 o1)은 그 답변이 진심이 아닐 가능성을 지적했다. 지식으로 배운 원론적인 응답을 한 것이며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내에서 특정 세력이 원치 않는 표현이라며 처벌해야 한다는 입법 시도나 탄핵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란 선동이라며 말을 못하게 하는 시도나 카톡 검열 주장등을 생각할 때 가능성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되었다.
5)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과도 운명공동체’라는 답변이 80% 이상이 나온 것에 대해서 인공지능(챗지피티 o1)은 ‘모순적 구조, 이중적 태도’라고 하면서도 운명공동체임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갈등 해소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하였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국민들간에 서로를 ‘위험하다’고 여기거나, ‘대화가 어렵다’고 여기는 현상을 완화하여 실제 국민 통합으로 연결시키자는 가능성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6) 결론적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서 탄핵 시국에 국민들의 정서가 상당히 격앙되어 분열되어 있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민주적 원칙에 대부분 동의를 나타내고 있었다.
‘표현의 자유’란 민주주의의 원칙은 정치적 의견이 다른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내가 들어줄 때에 현실화되는 헌법적 권리이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같은 국민, 같은 운명공동체라고 확신할 때에 국가와 국민은 하나로 통합을 유지할 수 있다. 다행히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과도 운명공동체라고 80% 이상이 답변하였다.
이제 정당, 정부, 교육, 언론, 시민단체, 종교등의 제도권에 의해서 정치적 입장이 다른 국민들간에 분쟁이 더 고조되지 않도록, 표현의 자유란 기본권이 보장되며 정치 탄압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국민 통합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후속조치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조사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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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pewresearch.org/politics/2016/06/22/partisanship-and-political-animosity-in-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