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수목장 운동 발대식 가져
정부(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5일 자연장(수목장) 시행을 골자로 한 장묘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상황에서, 기독교계에서도 수목장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독교 수목장 운동본부(총재: 이만의, 본부장: 이규봉)는 5월 11일 오전 11시에 종로 여전도회관에서 발대식을 갖고 그 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24만 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중에 50% 정도가 화장(火葬)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매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1.5배의 땅이 묘지로 잠식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또 화장을 하는 경우에도 가족 단위의 거대한 납골묘를 만드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국토잠식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날 발대식에서 본부장을 맡은 이규봉 목사는 취지를 통해 “우리나라의 생활문화 중에 환경을 파괴하고 국토를 훼손하는 원흉은 잘못된 장묘문화”라고 전제하고, “화장 후에 유골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으로 여러 가지 대안이 있었으나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처리의 잘못 때문에 공해로 나타나 부작용도 많다”고 진단하였다. “그러므로 이제는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서 장묘문화의 잘못된 부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이날 총재로 취임한 이만의 전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하나님은 나무와 숲을 만들어 사람들이 쾌적하게 살도록 하셨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들을 과시하기 위하여 거창하게 큰 묘지를 만들고, 이를 신분상승으로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영혼이 떠난 주검은 다만 인체폐기물에 불과하다” 고 전제하고,
“그런데 사람들은 묘지를 크게 만들어 죽은 자를 우상화하고 있다. 이제라도 이런 폐단을 줄여, 죽은 자로 인하여 죽이는 문화보다 살리는 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또 “일부 교회들도 교인 묘지를 조성하고 있는데 이것도 국토를 잠식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를 해체하여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들어 공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한국인의 장례문화와 생사(生死)관을 10년 이상 연구해온 주문화세계선교회 박철호 목사는 수목장에서 필연적으로 쓰이는 영생목(永生木)에 대한 신학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박 목사는 두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데, 하나는 영생목 분양이 ‘돈벌이’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또 하나는 영생목이 신목(神木)으로 경배나 섬김의 대상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 기독교 안에서도 장묘문화의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사회적 시류 때문이 아니라, 성경적 가르침과 그 안에서 환경을 보존하고 지키는 방향을 모색하되, 신학적 검토를 함께 하여 오류가 없는 장묘문화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