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봉은사역보다는 코엑스역을 선호해
최근 서울시가 지하철 9호선 929정거장을 ‘봉은사역’으로 한다는 것에 대하여 국민들은 매우 불쾌해했다. 이에 대하여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트에서는 3월 3일 0시부터 밤 12시까지 24시간 동안 인터넷 온라인 투표를 했는데, 최종적으로 코엑스역 636,831표, 봉은사역 520,390표로 코엑스역이 55%를 얻었고, 봉은사역은 45%로 마감되었다. 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 표1> 네이트 인터넷 투표 결과
우선은 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인터넷 투표를 할 경우 보통, 1~2만 명대가 대부분인데, 이날 지하철 역사명 인터넷 투표는 상상하지 못했던 1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 것이다. 물론, 1인당 10표까지 허용한 것을 감안하여도 최소한 10만 명 이상이 참여하였다는 기록을 남기게 될 것이다.
또 인터넷 투표가 시작된 오전 11시까지만 해도, 이미 봉은사역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70%를 넘기고 있었다. 또 투표창에는 봉은사 전경을 실어서 봉은사에 유리하게 작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가능했다.
그런데다 네티즌들은 이런 투표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오후 한 때, 코엑스역이 71%까지 앞서가기도 했으나, 오후 4시 47분 코엑스 34,251표(54%) 대 봉은사 28,642표(45%)를 기록하면서, 봉은사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두 시간 후인 오후 6시 33분에는 코엑스 42% 대 봉은사 57%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밤 10시 44분이 되면서, 코엑스 52% 대 봉은사 47%로 재역전 상황이 굳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밤 11시 16분에는 코엑스 548,290표(53%) 대 봉은사 478,707표(46%)로 더 벌어지기 시작하였고, 마감된 밤 12시에는 코엑스 636,831표(55%) 대 봉은사 520,390표(45%)로 투표의 막을 내린 것이다. 총 투표수는 1,160,349 이었다.
이 투표의 내용상, 불교계가 조직적으로 총력을 기울였을 가능성과 이에 반하여 자발적이며, 서울시민들과 국민들이 이용하는 대중 교통시설에 특정 종교 이름을 넣는 것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대결양상은, 결국 국민들의 선택이 무엇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 된 것이다.
이를 두고 관군과 의병과의 전쟁에서 의병이 승리한 것으로 비유하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이러한 국민들의 여망을 무시해서는 안 되며, 조계종과 봉은사도 국민들의 생각을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 표2> 시간대별 투표 현황
시간대 | 코엑스역 | 봉은사역 | 비고 |
오전 11:00 | 29% | 71% | 봉은사 압도적 |
오전 12:25 | 6,602표(50%) | 6,589표(50%) | 코엑스 앞섬(역전) |
오후 4:47 | 34,251표(54%) | 28,642표(45%) | ˝ |
오후 6:33 | 42% | 57% | 봉은사 앞섬(재역전) |
밤 10:44 | 52% | 47% | 코엑스 앞섬(재재역전) |
밤 12:00 | 636,831표(55%) | 520,390표(45%) | 총투표 1,160,349 |
지하철 역명이 ‘봉은사역’으로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불교계가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종교편향’의 문제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봉은사는 오랜 역사를 가진 가운데, ‘친일의 본산’이란 아름답지 못한 과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서울시의 역명 선정 기준이, 논란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배제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서울시는 대중들이 이용하는 역명을 특정 종교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하며, ‘봉은사역’ 명을 즉시 수정하도록 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봉은사를 뜬금없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봉은사라는 이름이 공공 지역의 이름으로 떠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과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이다. 기왕이면 국민들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이름이 공공장소의 명칭으로 사용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우리 기독교인들도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