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한국교회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 방송에 앞서
한국방송공사(KBS)가 10월 2일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라는 제목으로 한국교회 진단에 대한 방송을 예고하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방송공사는 한국교회에 위기의 징후가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전국의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하여 그 중에 59.3%가 ‘한국교회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무리하게 한국교회를 재단하려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교회내의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할 수도 없고 그에 대해서 성역이 될 수도 없다고 본다. 그러나 보편타당한 가치와 형평성을 생명으로 보도를 해야 할 공영방송인 KBS가 과연, 최근 자신들의 보도행태에서 편중성을 보이면서, 한국 교회의 역할과 공과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한국방송공사가 방영에 앞서 내 보낸 자료를 토대로 유추해 보아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나 보인다.
첫째는 선교 120주년이라는 제목부터 잘못 잡고 있다. 한국교회가 선교 120년 동안 한국사회에 끼친 공적만 표현해도 모자랄 시간에, 더군다나 선교 120주년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교회 역사 전체를 부정하려는 듯한 표현은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크게 해치고 있다고 보여 진다.
둘째는 일부교회의 소위, 세습과 재정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고발하고자 하는데 그와 같은 교회는 전체교회 6만개 가운데 그야말로 일부 몇 교회에 불과하다. 이것을 마치 한국교회 전체가 문제인양 매도하려는 태도는 침소봉대 과장보도의 전형에 다름 아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교회들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아름다운 소식들도 세습이라는 부정적 굴레를 씌우겠는가?
셋째는 한국교회 전체와 한국교회사 120년을 들먹이면서, 한국교회를 대표할 만한 전문가나 당사자와 제대로 인터뷰하거나 취재한 적이 있는가? 그러한 흔적이 보이질 않으면서 어찌 한국 교회 전체를 평가한 듯한 프로그램으로 포장하고 있는가?
넷째는 ‘교인수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는 식의 선정적 표현이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정체되고 있을 뿐 급격한 감소 추세는 아닌 것으로 최근 교단들의 총회통계보고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섯째는 정작 한국방송공사가 노린 것이 있다면 보수적 성격의 기독교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번 방송을 준비하지 않았나? 의심케 할 대목이 눈에 띈다. 한국방송공사가 배포한 자료에서 “한국교회의 정치적 성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47.6%가 ‘보수적이다’고 답했다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진보는 ‘선’이고 보수는 ‘악’이라는 식의 이상한 풍조가 난무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건전한 보수’와 ‘정직한 진보’가 모두 필요하다. 단순히 ‘선과 악’ ‘진보와 보수’로 구별하는 식의 사회 분할 구도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이를 공영방송이 차용한다면 스스로 공영방송이기를 거부하는 행위이다.
염려스럽게도, KBS가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개혁’이라는 정치논리에 놀아난다면 더 이상 국민들이 내는 시청료가 필요 없는 방송이 될 것이다. 그 동안 기독교계에서는 한국방송공사의 방송의도를 알고 수차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시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KBS는 번번이 이를 묵살하였다.
급기야 9월 30일에는 여러 교회 성도 2,000여명이 한국방송공사 앞에서 방송 시정을 촉구하는 모임을 가지게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집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S의 지나친 정부에 대한 충성이 언론에 의한 종교 탄압으로 비춰지는 안타까운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공영방송 KBS는 이제라도 편견과 틀에 짜 맞추는 식의 어설픈 방송을 중단하든지, 아니면 공정하고 제대로 한국교회를 평가하여 방영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선교 120년 동안 고난과 아픔이 있으면서도 꾸준히 성장하였고 이웃사랑이 무엇인지도 살펴 실천하면서 한국사회에 기여해 왔다. 이제 방송과 우리 사회가 교회를 새롭게 평가하려는 움직임은 이해하지만 금번의 한국방송공사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의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하여 왜곡보도하려는 방송 의도는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묵과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