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불공정보도와 한국교회의 자성
한국방송공사는 10월 2일 기독교계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 위기인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다. 공영방송 한국방송공사가 갑자기 여러종교 가운데 기독교를 선택하여, 교회내의 문제를 들고 나와 교회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이를 굳이 방송을 통해 전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애쓰는지에 대하여는 “왜”라는 의문점이 남는다.
분명한 것은 KBS가 기독교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거나 기독교 선교 120년 동안 교회가
우리사회에 기여한 공로에 대한 긍정적 태도로 이 방송을 마련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날 방송에서는 일단은 한국교회 120년 동안의 공과(功過)를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
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방송의 공정성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첫째는 문제성이 제기된 몇몇 대형교회를 예로 들어 한국교회 전체를 평가하려는 태도는
교회를 매도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한국교회가 급속히 성장한 가운데 대형교회가 생겨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을 마치 성장제일주의로 내몰고, 대형교회는 문제만 많은 것처럼 방향을 몰아가는 것은 공정성이 결여된 것이다. 대형교회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일반사회와는 다른 시스템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도 여전히 소수의 의견만을 차용하여 부정적으로 처리하는 방송의도 역시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할 대목이다.
둘째는 한국에는 약 6만개의 교회가 있는데 이 중에 소위 대형교회는 몇 교회에 불과하
다. 한국교회의 약70%는 재정이 열악해서 목회자에게 최저생활비도 제공하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지역사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이러한 공영방송 KBS의 불공정보도가 건전하고, 이웃 섬김의 사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많은 목회자들에게 깊은 절망감을 줄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셋째는 방송에 출연한 대부분의 출연자는 특정계열이거나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만 등장시켜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있다. 이것은 방송이 개혁이라는 정치적 화두에 편승해 보수적 성향의 한국교회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한국방송공사가 지적한 내용 가운데 일부는 교회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들도 있으나 또 일부는 교회에서 일어나지 말아야할 문제들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교회 안에서도 논의되었고 바로 잡아야 할 것으로 자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한국방송공사에서 선교 12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에 비록 공정성을 잃은 목소리로 충고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교회는 귀담아 듣고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세상의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교회 운영과 절차를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설득력을 갖도록 더 큰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둘째는 대형교회는 책임과 의무가 더 크다는 것을 자각하고, 작은교회들에게도 관심과 배려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셋째는 일부 인사들의, 교회가 진리와 복음 전하는 것보다 마치 세상의 구제나 봉사를 위
한 기관쯤으로 오해케 하는 숫자와 자의적 평가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는 의인(義人)의 삶을 추구하지만 완전무결한 집단은 아니다. 또 이웃사랑을 실천해
야하지만 교회의 활동범위가 구제나 봉사에 국한될 수는 없다. 교회는 헌금에 의해서 운영되지만 자본을 나누는 곳이 아니라 영혼 구원에 대한 우선순위가 있다. 교회의 정체성, 사회적 기여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는 세대 속에서 외부로부터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성숙함도 기독교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