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교단의 총회를 기대하면서
각 교단은 성경 사도행전 15장에서 최초에 이뤄진 예루살렘총회의 전례를 따라 총회를 개최하게 된다. 초대교회는 예루살렘 총회 이후에도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교회 지도자들로 구성된 총회를 구성하여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정하였다.
총회는 교단의 현안을 다루면서도 궁극적으로 교단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서 소집하고 있다. 하나님의 거룩한 뜻에 따라 모인다는 의미로 “성총회(聖聰會)”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모이는 사람이나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하나님의 임재(臨在)를 인정하는 가운데 의미 있게 행해져야 한다.
올해의 총회는 예년보다 달라졌으면 좋겠다. 그 이유는 교회의 다양한 목소리도 수렴해야 되지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교회의 위치와 위상을 제고한 모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성경 요한복음 9장에 보면 날 때부터 소경 된 사람의 눈 뜬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눈을 뜨고 나서, 당시의 종교지도자들로부터 예수님의 죄에 대한 자백을 추궁 받는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병자를 고쳤기 때문이다. 눈 뜬 사람의 고백은, 그러한 모습들을 ‘이상하다’고 표현한다. 각 교단들의 성총회에서는 누가 보더라도 이상한 모습들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번 총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 첫째는 소중한 명예를 금력으로 얻었다는 소문이 없기를 바란다. 교회에서 금권이 동원되어 자리를 얻으려는 노력은 시작부터 부질없는 일이다. 적어도 한 교단의 대표적 위치에 있으려면 ‘과연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겸손해 하면서 사양의 겸양이 있어야 한다. 교회의 지도자는 신앙과 인격이 겸비되어 있는 인물이 추대되어, 총회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둘째는 회개와 반성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 한국교회는 총체적 위기에 놓여 있다. 그 위기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선교문제, 가짜학위 문제, 목회자 자질 문제, 부실한 신학교 문제, 물량주의, 세속주의 등이 한국교회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이는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 교회 지도자들은 하나님께 자복(自服)하고 통회(痛悔)하는 시간을 진지하게 가져야 한다. ‘대성통곡(大聲痛哭)’을 하여 하나님의 용서와 교회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
셋째는 세상이 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회와 세상은 본질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으나, 선교를 해야 할 대상은 세상이기에 이에 대한 관심이 없이는 효율적인 선교를 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교단의 현안 못지않게, 세상을 향한 열린 시각들을 진지하게 수렴해 나가야 한다.
교회와 교회 지도자는 복음이라고 하는 아주 귀한 것을 세상에 소개하고 전달하는 입장에 있다. 그런데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에 문제가 있다면, 입 소문은 나쁘게 날 수밖에 없다. 총회는 이러한 것을 감안하여, 좋은 입 소문이 나도록 고민하고 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그 동안 하나님께로부터 많은 복을 받았다. 이제는 이것을 제대로 관리하고 지혜롭게 베푸는데 힘써야 한다. 그것이 교회 안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것이든지, 교회 밖의 선교와 사랑 실천을 위한 것이든지, 성령이 주신 감동과 총의(總意)를 모아 하나님의 몸 된 교회를 더욱 빛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