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이제는 희망을 말하자
최근 한국교회는 아프간에서의 봉사활동 중 이슬람의 원리주의자임을 자처하는 반정부 테러조직인 탈레반에 의하여 피랍되었던 사건으로 인하여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그것은 교회 내․외적으로 일고 있는 교회와 한국 선교에 대한 외부의 비난에 대처하는 교회내의 방식 때문이다.
한국 봉사단이 아프간 반정부 세력인 탈레반에 의해 피랍 된 직후부터 교회에 대한 비난은 일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평화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무력으로 인질을 납치한 탈레반보다 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이를테면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하고 심지어 생명을 빼앗은 강도보다, 강도 만난 선한 사람들에게 ‘왜 위험한 곳으로 갔느냐’고 돌팔매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인들 어찌 위험한 곳이 좋았겠는가? 그러나 ‘선한 목적’이 있었기에 그들은 험지(險地)를 찾아 나섰던 것이다.
물론 그 방법이나 시의성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다. 개선된 방법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을 마치 ‘죄인 취급’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이들 중 2명이 탈레반에 의하여 무참히 살해되고, 정부와 국제 사회의 노력으로 나머지 21명의 인질들이 돌아온 이후에도 교회와 이들에 대한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왜 교회가 비난을 받고 있는가? ‘정부가 위험 지역이라고 한 곳을 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의 봉사단뿐만 아니라 세계의 위험 지역에 나가 있는 모든 사람은 다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또 하나는 ‘교회가 공격적 선교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슬람은 자기 나라에 평화적으로 봉사하러 온 사람들을 인질로 잡아놓고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강요했고, 그 중 몇 명을 무참히 살해했는데, 세상이 공노할 이 일을 두고 누구를 더 공격적이라고 말해져야 하는가?
지금 한국에는 100만 명의 외국인이 들어와 있다. 그 중에서 이슬람권에서 온 사람들의 상당수는 이슬람 선교 목적으로 온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슬람이 어떤 목적으로 와서 어떤 일을 해도 우리는 그들에게 위협하지 않았다. 교회만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비난하는 태도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
더욱 아쉬운 것은 일부 교회 지도자들의 태도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지난 4일과 6일 교계 원로라는 분들과 몇 단체 그리고 중진 목회자들이 한국교회를 비판하며 ‘반성’과 ‘사죄’하는 성명을 내었다. 왜 사죄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교회가 다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회 일원으로 인하여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겸양’으로 ‘책임’으로 이해한다고 해도 사죄라는 표현은 지나치다. 선한 일을 위하여 생명 바친 일을, 죄를 지은 것으로 확정하겠다는 말이 된다.
구한말 조선에 선교를 위하여 밀입국하여 활동하던 프랑스 선교사가 살해당했다. 이에 프랑스는 해군 함대를 동원하여 병인양요로 불리우는 전쟁을 일으키고 강화도를 점령했다. 선교사의 의욕 넘치는 선교행위가 전쟁으로 비화되었어도 프랑스 교회가 프랑스 정부에 사죄했다는 기록은 없다.
나름대로 조용히 봉사를 우선하던 착한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잠시 부주의한 일로 탈레반에게 생명을 잃었고, 지옥 같은 40 일의 생활 중에 온 국민의 염려와 정부의 노력으로 생명을 건진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인데, 이들을 귀환시킨 후에 온갖 비난을 퍼붓는 것이 사리에 맞는 일인가?
안타까운 것은 사죄 성명을 한 이 분들 대부분이 한국교회에 실제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전체를 비판하고, 본인들은 그 비판에서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 도를 지나친 또는 호도하는 비판여론에 편승하지 말기를 바란다. ‘소영웅주의’나 ‘자기 의’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한국사회 앞에 사죄하려면, 당신들의 것을 내어놓고 ‘이것을 한국교회가 새로운 선교를 위한 전기를 마련하는데 쓰시오’라고 하면서 사죄해야 맞다. 입으로만 하는 사죄는 한국교회를 더욱 욕되게 하는 것이다.
지상교회는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이름에 손상을 입힐 때가 있다. 이것은 누구도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이제 ‘불쑥’ ‘불쑥’ 한국교회를 두고, 세상을 향하여 입으로만 하는 사과는 그만하자.
사건 후 현재까지 샘물교회는 23인의 귀한 성도들을 결국 사지로 보낸데 대하여 눈물과 슬픔으로 보낸 시간이며, 담임인 박은조 목사는 유족과 가족들 그리고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죄인이 되었는데, 자신이 성도들의 고난과 죽음을 대신하기라도 하려는 처절한 심정에다 비난만 퍼붓는 것이 과연 한국교회 전체를 생각하고, 사랑이 있는 행동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한국교회는 무엇이 문제인가를 알게 되었다. 이것들을 속히 고쳐 나가자. 그리고 세상의 방향 없는 비판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사회를 향한 분명한 소명의식과 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선한 일에 흔들림 없이 나가자!
이슬람을 향해서 제안한다. ‘한 손에 코란을, 한 손에 칼을’ 혹은 ‘한 손에 성경을, 다른 한 손에 칼’의 시대는 지났다. 종교가 지니는 가치는 사람들과 세상을 평화롭게, 밝게 그리고 행복하게 하며 사회를 통합하는 기능이 있다. 이슬람은 자신들의 천명처럼, 진정한 평화의 종교라면 그것을 실천으로 보이기를 부탁한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희망을 말하자! 네 잘못을 내 잘못으로 알고, 우리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불의에는 단호하고, 선한 일에는 칭찬할 수 있는 교회를 만들자! 비판에는 조심에 조심을 더하자. 그리고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의 희망임을, 변화된 나를 통해 알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