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운불우(密雲不雨), 풍운불우(風雲不雨)
2006년을 정리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밀운불우(密雲不雨)가 1위로 선택되었다고 한다. 이 말은 ‘비가 올 듯이 구름은 두껍게 끼어 있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 답답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주요 일간신문의 칼럼니스트와 교수신문의 필진들로 구성된 208명 가운데 48.6%가 뽑은 단어이다.
시원한 비가 필요한데, 구름만 잔뜩 끼어 있고, 계속되는 후줄근한 날씨란 얼마나 짜증스러운가? 여기에 많은 불만들이 쌓이고 쌓여 폭발 직전의 임계(臨界)상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가 그렇고, 대통령이 그렇고, 경제가 그렇고, 북핵 문제가 그렇고, 사회전반이 그런 모습이다.
교수들이 뽑은 다른 사자성어들도 한결같이 우리 사회의 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2위로 뽑힌 교각살우(矯角殺牛)는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라는 말이다. 3위로 올라온 단어도 만사휴의(萬事休矣)로 ‘이제 더 이상 손 쓸 방도가 없이 모든 것이 끝장남’이라는 절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4위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인데 ‘제 분수도 모르고 강한 적에 반항하여 덤벼듦’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개혁정치의 한계를 비아냥대고 있다.
모두 정치에 빗댄 말들이다. 우리나라는 ‘참여정부’ 4년 차이다. 그러나 아직도 안정감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은 일반적 정서이다. 정치는 ‘개혁’과 ‘안정’의 수레바퀴가 두 축을 이뤄 균형 있게 굴러가야 한다.
그런데 성경에도 ‘밀운불우’와 같은 비슷한 상황이 나오고 있다. 유다서 12절에 보면 거짓 교사들에 대하여, ‘---바람에 불려 가는 물 없는 구름이요---’라고 말씀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19절에 보면, ‘당(黨)을 짓는 자며, 육에 속한 자며, 성령이 없는 자’라고 말씀하고 있다.
교회와 성도를 분리시키고, 진리를 왜곡시키고, 파벌을 만들고, 세상적인 욕심과 자기 이익을 따라 사는 자들 즉, 하나님의 교회를 부끄럽게 만드는 행위들이 ‘물 없는 구름과 같은 것’이다. ‘밀운불우’로 세상 사람들이 답답해 할 때, ‘풍운불우’로 하나님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일이 없는지 살펴 볼 일이다.
‘밀운불우(密雲不雨)’와 ‘풍운불우(風雲不雨)’는, 비가 되어야 할 구름이 있는 것이 공통점이며, 시원하게 비를 내리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닮은꼴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