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말을 아끼라
최근 목회자들의 발언이 종종 화두에 오르고 있다. 목회자는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단체에서도 일정한 부분의 지도적 역할을 감당하는 위치에 있기에 그들의 말은 파급효과나 중요성이 있다고 보인다.
특히나 목회자 개인의 의견이라고 할지라도 공인된 단체나 기관의 책임자의 발언은 곧바로 공적입장을 띠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에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목회자가 언론과의 인터뷰나 대담에서의 언어선택은 준비하고, 기도하고 나서 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목회자가 발언한 것 중 비난받고 있는 사례를 분석해 보면, 첫째는 기독교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독교는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고 민족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나, 지나친 정치적 색채를 띠는 것은 곤란하다.
둘째는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것과 동떨어진 경우이다. 교회는 다양성이 있다. 크고 작고, 도시와 농어촌, 부자와 가난한 자로 구성되어 있다. 대개 대외적 교회 지도자들은 중ㆍ대형교회의 목회자이다. 그런데 자신의 발언 기준을 교회의 큰 규모에 맞추다 보면 본의 아니게 작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피해를 보거나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셋째는 거칠고 과시적인 발언이다. 사람들은 목회자의 말을 모두 진리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세련되지 못하고 거친 표현에 대해서는 비판적 관심을 갖는다. 진실을 과장하거나 포장하는 것은 한국교회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넷째는 지나치게 세속적 호칭이나 명칭을 선호하는 사례이다. 가령, 교회와 지도자를 재벌이나 기업운영체에 대한 호칭으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CEO라는 표현과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교회를 움직이게 하는 주체는 결코 사람이 아니라 성령임을 알아야 한다.
사회와 시대에 대한 목회자의 올바른 지적과 평가에 대하여 이유 없이 비난하고 폄하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어느 때보다도 목회자들이 발언과 표현에 신중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오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말은 곧 생각이고 사상표현이고 인격이다. 특히 지도적 위치에 있는 목회자의 발언은 기독교의 대표성과 권위에 대한 평가가 뒤따르기에 말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지혜 있는 자의 혀는 지식을 선히 베풀고 미련한 자의 입은 미련한 것을 쏟느니라”(잠15:2) 목회자들이 진리가 아닌 것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말을 아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