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대한 보도, 어떻게 볼 것인가?
최근 언론에 의한 교회 보도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2일 KBS가 1TV를 통해 ‘선교120주년, 한국교회 위기인가?’라는 제목으로 탐사 보도 프로그램을 내 보내더니, 12월 16일자 <시사저널>에서는 한국 최대 Y교회를 둘러싼 문제와, 교회 내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 대형교회에 대한 보도를 특집 형식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왜 언론들이 한국교회에 대하여 비판적인 기사와 보도를 서슴없이 감행하고 있는 것인가? 과연 언론의 보도 태도와 그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혹시 교회를 허물기 위한 계략은 아닌가? 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우선은 교회를 보는 언론의 시각이 바로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12월 9일 신촌성결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포럼연합」에서 이성희 목사(연동교회)는 “언론은 교회 안에서의 주관적 경험을 객관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조심스런 판단이 요구됨에도 절대적 기준처럼 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언론은 교회에 대하여 비판은 사정없이 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교회를 이용하려고 하는, 필요에 따른 태도의 변화를 수시로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시사저널이 보도한 내용도 교회 내의 헌금 사용에 대한 문제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물론 교회 내 성도들이 믿음으로 하나님께 바친 예물을 올바로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헌금 사용의 용도나 내용에 있어서는 교회 공동체가 가진 결정에 의해서 사용되는 것 또한 외부에서 제지하기 어렵다. 이를 마치 Y교회가 사용한 헌금 모두를 잘못 사용한 것처럼 객관화 시키는 것은 언론의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교회 내에서 자체적으로 마무리되고 있거나 이미 종결된 문제에 대해서 다시 보도를 반복하는 것은 교회를 공격하기 위한 저의로 보인다는 것이다. 언론과 교회는 순기능적인 것과 역기능적인 것이 있다. ‘언론의 역기능과 종교의 역기능이 만나면 최악의 상태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언론이 교회를 빈번하게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에 대하여 교회는 관심과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언론계에서는 교회를 공격할 마음이 전혀 없다고 항변한다. 지난번 “선교 120주년---”을 제작했던 KBS 1TV의 K모 PD는 「한국교회 포럼연합」토론에 참여하여 “언론의 객관 언어로는 ‘초월적 영역’의 ‘진실 소유권’을 가진 종교를 완전히 읽어 내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시민사회의 기본적인 룰을 어길 때 이에 대하여 언론이 침묵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해 그 속내를 드러내 보이면서, 보도에 있어 교회도 성역이 될 수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타종교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가? 이에 대하여 K PD는 “기독교의 문제는 타종교에 비해 쉽게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보도의 빈도가 많은 것이 사실이고 이는 교회가 건강지수가 높다는 반증이라”는 말로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언론이 종교와 관련하여 보도한 내용을 살펴보면 빈번하게, 편파적이고 공정성을 상실한 보도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언론에 의한 기독교 관련 보도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그 이유로는 첫째 시민사회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가려진 성역의 범위가 점차로 좁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는 교회 안으로부터, 밖으로의 의견 분출이 가장 활발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둘째는 보수 성향을 띤 기독교에 대해서 현재 친여 성향의 정치권이나 진보적 언론들이 곱게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색채를 뛸 수밖에 없다. 이는 정치 성향이라기보다 기독교 진리 자체의 독특성 때문이다. 그리고 기독교는 기독교 국가나 기독교적인 나라들과 암묵적인 유대 관계가 되어 있는데 이것이 비기독교인 들로부터 특정 성향, 혹은 외세 의존적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셋째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기독교는 구원 진리의 유일성과, 신의 절대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발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와 세상은 영적으로 그 성향이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성급하고 인내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세상 기질로는 교회를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비난하고 성토하는 것이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교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는 교회 안에서 신앙공동체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한편으로는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열린사회 속에서 교회가 이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는 교회의 영적 능력을 회복ㆍ견지해야 한다. 교회가 정치화하거나 정치집단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서는 곤란하다. 교회는 영적으로 전투하는 곳이다. 지상의 교회는 완전히 승리한 교회가 아니기에, 내적ㆍ외적 도전에 대한 심각한 전투를 벌여 선한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는 종말론적인 신앙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셋째는 언론의 부당한 보도나 왜곡에 대해서는 정당한 방법과 절차로 철저하게 시시비비를 가려 언론으로 하여금 감히 교회가 가지고 있는 ‘진실소유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교회에 대한 도전환경은 위기가 아니라, 교회 본래의 기능이 회복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한국교회에 대한 기대와 소망은 한국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 우리는 언론의 역기능도 감시해야 하지만 교회의 순기능을 살피는 일에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