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사건 신문보도와 분석
언론의 바른 역할이 필요하다
지난 9월 22일 입국한 재독 학자 송두율 교수에 대한 논의는 한달 가까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언론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한국교회언론회가 지난 9월 22일부터 10월 19일까지 28일간 신문보도 내용을 조사하여 그 행태와 문제점을 분석하였다.
조사대상으로 삼은 신문(국민, 동아, 문화, 매일경제,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일보)들의 보도일 수는 국민일보가 23일, 동아일보가 23일, 문화일보가 16일, 매일경제가 12일, 조선일보가 24일, 중앙일보가 24일, 한겨레신문이 20일, 한국일보가 24일간을 보도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4일간의 휴일을 제외하면 24일을 보도한 조선, 중앙, 한국일보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송교수 사건을 보도한 셈이다. 다른 신문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면 할애에서는(합해서) 조선일보가 60면을, 동아일보가 56면을, 중앙일보가 54면을, 한국일보가 52면을, 국민일보가 50면을, 한겨레신문이 41면을, 문화일보(토요일 4일이 더 빠짐)가 34면을, 매일경제가 15면에 걸쳐 보도하고 있다.
보도형태에 있어서도 일반적 보도와 함께 사설, 칼럼, 시론, 특별기고, 논평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송 교수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문화일보는 사설3번과 논평 1번을, 한국일보는 사설 2번과 논평 1번을, 한겨레신문은 사설 3번과 칼럼 2번과 특별기고 1번을, 중앙일보는 사설 2번과 칼럼 3번과 시론 1번과 논평1번을 쓰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 3번과 칼럼 1번과 시론 3번을, 국민일보는 사설 5번과 논평 1번을, 동아일보는 사설 7번과 칼럼 2번을 각각 쓰고 있는 등 기사 보도 외에 42회에 걸쳐 각 신문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두율 교수 사건은 아직도 완전히 매듭 되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8차례 조사에서 밝혀진 것은 그의 친북 성향과 과거의 행적들이 드러나고 있으나 그의 친북활동 중 가장 두드러진 ‘노동당 후보 23위’ 부분에 대해서는 송 교수 본인이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한다. 송 교수 사건을 두고 언론 사이에도 ‘색깔론’과 ‘역색깔론’이 난무하는 등 공방이 치열하다.
이번의 언론보도를 분석해 보고 문제점을 지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언론의 시각이 두 부류로 나뉘어져 편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각자 언론의 시각과 진보ㆍ보수의 성향이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각 언론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일방적으로 ‘지지’와 ‘성토’를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치적 편가르기나 만들어진 틀에 의해서 보도하는 것보다는 사건을 보다 더 정확하게 파헤쳐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서 벗어난 과다한 보도는 천박한 선정성으로 흐를 수 있고 축소하는 것은 은폐로 보여 질수 있다.
둘째는 이데올로기의 수용과 편차를 조절해야한다는 것이다. 현실을 도외시한 무비판적인 수용을 유도해서도 안 되고 냉전이데올로기 기준으로 시대착오적인 강요를 요구해서도 안 된다.
셋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법의 테두리에서 범법사실에 대한 지적과 처리는 분명히 하여야한다. 다시 말해 ‘범법행위의 여부’와 이에 대한 처벌에 대해서 명확히 보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법률에 관한 것과 적용은 사법기관의 몫이지만 언론은 피의자의 범법 사실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송 교수의 사건에서 보면 언론이 여론을 주도하면서도 송 교수의 혐의점을 특별히 밝혀낸 것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면서도 연일 여러 지면을 할애하여 많은 양의 보도를 해온 것은 언론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자칫하면 경박한 선정성에 편승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사안이 중요할수록 언론의 공평하고 엄정한 역할이 절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