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의 가결에 대하여
대한민국의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탄핵 가결이 3월 12일 국회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져서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국가적 위상이 크게 실추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정치 지도자들에 대하여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또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은 국가의 안위와 민생의 안정을 외면한 채, 총선승리를 위하여 당리당략을 우선하는 여ㆍ야 정치권에 있다고 할 것이나, 그러한 정치 지도자를 선택한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대통령은 안정된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외면한 채, 신중하지 못한 언동으로 정쟁을 야기하고, 야당은 다수의 힘을 국리민복을 외면한 채, 정쟁의 승리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ㆍ야 정치권은 환골탈태하여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란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대통령 탄핵가결이라는 헌정 초유의 사태에 대하여 스스로의 책임을 통감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무릎 꿇어 기도할 것이며 국민 모두가 각자의 맡은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탄핵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헌법재판소는 즉시 심의에 들어가 공정하고 신속하게 심판을 내림으로서 국가적 혼란과 국민의 불안을 최소화하여야 하며, 정부는 대통령 직을 대행하는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여 국가안위와 민생안정에 만전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은 의연하게 절차적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이 또다시 보수와 진보 양진영으로 나뉘어지지 않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국민화합의 정신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민의 하나 된 힘으로 국난을 극복해 온 역사적 전통을 따라서 오늘의 사태를 슬기롭게 풀어갈 것으로 믿으며, 특별히 기독교인들의 국가적 위기에서의 솔선수범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