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 인생역전, 인생여전
‘즉시 이사 가라’ ‘전화번호를 바꿔라’ ‘연락을 끊고 살아라’ ‘비밀리에 찾아라’ 무엇인가 대단히 절박하고 위험한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내려지는 권고인 것 같다. 여기에서 보듯이 ‘로또열풍’이 비정상적이고 평범한 행복에서 벗어난, 그래서 그렇게 좋아해야할 이유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문제점을 극명하게 노출시키고 있는 한 단면이다.
‘로또’의 열풍과 중독은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용불량자가 2002년말 까지 260만 명이 넘었고 가구당 빚이 3,000만원을 넘기고 있다는 통계이다.
‘로또’복권이 기존의 다른 ‘사행놀이’보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1등 당첨금이 어마어마하다는데 있다. 이 숫자를 크게 한 것은 관련은행과 정부의 배팅 방법 때문인데 1등 당첨 확률을 낮추고 당첨금을 이월하는 전략을 쓴 것이 주효했다. 전체 판매 수익금의 30%를 나누어 쓰는 정부로서는 대단한 호기가 된 것이다.
우리사회는 ‘로또’복권 뿐만이 아니고 각종 복권 9종을 발매하여 연간 1조 2,300억원의 발행액과 7,111억원의 판매액을 보이고 있다. 또 사행심을 조장하는 것으로는 경마, 경륜, 카지노 등으로 연간 11조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로또’복권의 대박당첨에만 눈이 어두워진 사람들은 814만분지 1확률의 깊은 함정을 모르고 있다. 이는 자신이 거액의 1등에 당첨되려면 매주 10만원씩 복권을 사더라도 12억년 이상이 걸린다는 또 다른 허망한 확률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로또’복권 열풍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 부작용은 계속될 것이다. 지난 2월 9일 부산에서는 40대의 남자가 복권에 관련하여 목숨을 끊기도 했다. 그밖에도 가능하지도 않은 대박 집착에 가정과 직장생활이 비정상적으로 치닫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커지고 생활수준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서민들의 주머니를 노려 “인생역전”으로 유혹하는 ‘로또’복권은 불필요한 것이다. 이미 여러 언론들도 ‘로또’복권의 문제점과 부작용에 대하여 여러 번 지적하고 있다. 1월 13일자와 1월 23일자 한겨레신문, 1월 27일자 조선일보, 1월 28일자 한겨레신문, 2월 3일자 매일경제, 2월 4일자 조선일보, 2월 5일자 동아일보, 한국일보, 2월 6일자 국민일보, 동아일보, 2월 7일자 동아일보, 매일경제,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2월 8일자 문화일보, 동아일보, KBS 2TV '추적 60분‘ 2월 10일자 조선일보, 국민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2월 11일자 중앙일보, 매일경제, 2월 12일자 국민일보, 조선일보, 2월 13일자 국민일보, 조선일보, 2월 18일자 국민일보, 조선일보, 2월 19일자 대한매일 등이다.
정부는 처음에 공익에 목적하는 바가 있어 이 제도를 지지하였다. 그러나 국민정서 특히, 서민들에게 피해가 되고 좋지 않은 ‘사행심리’를 조장하여 국민정서를 해친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이 복권의 ‘도박문화’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인생은 역전을 노리고 사는 도박이 아니라 순리와 땀 흘리는 수고의 기쁨으로 사는 행복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