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 민생을 위한 것인가
국회가 30일로 파행 13일째를 맞고 있다. 국회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살벌하다. 국회에 대하여, 누구를 위한 투쟁인가? 누구를 위한 국회인가? 국민을 과연 생각하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지금의 대한민국 국회는 파행(跛行)이 아니라 기행(奇行)과 폭력에 가깝다.
제18대 국회는 지난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하면서, 법을 만들고 지켜야 할 국회가, 의장을 선출하고, 원(院)을 구성하고, 예산안을 처리하고, 법안 처리를 하는 등에 있어 공공연히 법규를 위반하였다. 사회와 정치 지도층의 행태치고는 부끄럽고 한심스러운 수준이다.
국회가 공전, 파행되는 사이 꼭 처리되어야 할 민생과 관련된 법안은 그대로 묶여 있다. 현재 여당이 국회의장에게 직권으로 상정해 달라고 올린 법안은 85개에 이르고 있다. 이 중에서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은 27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방송법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가장 쟁점화 되어 있는 법안이다.
그렇다면 여․야간에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는 법안을 제외하고서라도 시급한 민생법안은 통과되어야 한다. 여당의 밀어붙이기식 방식이나 야당의 선명 야당 명분을 쌓기 위한, 투쟁일변도 방식 모두를 국민들은 매우 못마땅해 하고 있다.
지난 27일 모 언론사가 여론 조사 기관에 의뢰해 여론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응답자의 81.4%는 ‘여야가 합의해 법안을 분리 처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다. 특히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방송법이나 FTA 비준 동의안에 대하여 ‘여야 합의 방식’이 가장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하였다.
국회가 국민을 섬기고 국가를 위하여 일해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인식의 필요성은 더 강조되어야 한다. 여당의 개혁 조급증이나 야당의 투쟁이 능사라는 자세로는 국민들이 바라는 생산적인 국회가 되기 어렵다. 민생법안은 당리당략의 볼모가 아니다. 그러므로 국민들이 생활에 필요로 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법안은 신속히 처리되어야 한다.
지금 국민들의 생활이 지난 IMF 경제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는 사실을 국회의원들만 모르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토록 자신들을 국회로 보내준 국민들의 삶을 모른 체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이제 여야는 국회를 당파 간에 힘겨루기나 정쟁의 장소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봉사자임과 국민들을 위한 시급한 법안 처리에 실기(失機)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그래도 국회에 희망을 걸고 있다. 대화와 대타협의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 이상 국회무용론이 대두되지 않도록 분발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40%가 넘는 기독 의원들은 국회에 파송된 선교사의 심정으로,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를 판단하여 행동해 주기 바라며, 또한 국민들의 민심은 깊은 물의 흐름과 같다는 선인들의 말을 유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