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성역 50주년 퇴임에 즈음하여
여의도순복음교회를 50여 년간 담임했던 조용기 목사가 성역 50주년을 마치는 행사와 함께, 지난 14일 현직에서 은퇴하였다. 그 분은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노병으로서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지는 용퇴(勇退)의 길을 선택했다.
조용기 목사의 성역 50년은 감히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큰 족적(足跡)을 남겼다. 그는 ‘희망’과 ‘기적’을 보여준 시대적 증인으로서,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실로 한국교회가 자랑할 만한 큰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 조용기 목사의 퇴임과 관련하여, 교계에서 지나치게 아부적인 행태들이 드러나고 있다. 한때 그 분을 이단이라고 정죄(定罪)한 것에 대한 사죄의 마음 때문인가?
분명 조용기 목사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섬김’과 ‘종’의 삶이었을 텐데, 그 분의 주님, 예수님 보다는 너무 사람을 내세우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나님의 영광은 뒷전이고, 사람이 지나치게 드러나게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 붙들린바 되어 산, ‘종’의 삶에 대한 합당한 예우가 아니다.
우리가 닮고자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고난의 십자가’와 ‘낮은 섬김’의 삶이었지, 추종과 영광의 삶이 결코 아니었다. 항간에는 조용기 목사를 한껏 높이는 것을, 조선시대에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 빗대어 조비어천가(趙飛御天歌)라고 하면서, 이것도 도가 지나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행위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복음을 전한, 조용기 목사 본인의 의사와도 배치된다고 판단한다. 조용기 목사와 같이 한 시대 하나님이 귀하게 쓰신, 십자가 정병(精兵)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하나님 앞에서 받아야 할 영광을 이 땅에서 모두 누리게 해서는 안 된다.
그분이 요단강을 건넌 것도 아니며, 오히려 현직에서 힘 있게 할 수 없었던 또 다른 큰일을 할 수 있도록, 조용하게 기도와 격려와 존경을 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조용기 목사를 세우신 분도 하나님이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우신 이도 하나님이시다. 이제 한국교회는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조용기 목사의 성역 50년이 하나님께 진정한 영광이 되며 복음 전도에 유익하도록, 사람의 호사(豪辭)나 땅의 영예를 누리는 자리에서는 놓아드려야 한다.
또 그 분을 위한다고 하면서, 자신을 내세우려는 얄팍한 홍보의 수단들도 금하여야 한다. 조용기 목사도 그 동안 50년 동안 교회 담임으로서 하지 못했던, 당신 개인의 삶을 아름답게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번거롭고 소란한 지상 교회는 매우 한시적이지만, 하나님의 영광이 영원토록 존재하는 천상의 교회를 소망하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신앙적 자각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