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지
한국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소중한 「문화유산상」 시상하다
사단법인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안금남 목사-이하 보존연합)의 왕시루봉 선교유적지가 한국 내셔널트러스트가 시상하는 “문화유산상”을 지난 26일 수상했다.
보존연합이 지난 해 지리산 왕시루봉에 있는 선교사들의 유적지를, 내셔널트러스트의 반드시 지켜야 할 자연환경 및 문화유산 선정에 응모한 결과, 1차 서류심사(고증자료)와 11월9일 2차 현장심사를 거쳐, 11월 15일 최종적으로 소중한 “문화유산상”으로 결정되었고, 수상식은 2013년 1월 26일 거행된 것이다
보존연합은 지난 2007년 지역의 교회들이 연합하여, 지리산의 선교사 유적지를 보존하고 지키자는 취지로 사단법인을 결성한 후, 현재까지 이곳을 관리하고 문화 유적지로 등록하여 보존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해 왔는데, 국제적인 자연•문화유산 보전 단체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문화유산으로 인정하여 시상하므로, 그 필요성이 더욱 공고해 진 것이다.
이날 수상식에는 한국에서 5대째 선교사로 헌신•봉사하고 있는 린튼 가의 인요한 박사가 참여했는데, 이는 이사장 안금남 목사가 ‘선교사 후손인 인요한 박사가 수상하도록 법인에서 예의를 갖추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오정희 상임이사는 밝혔다.
수상을 한 인요한 박사는 수상 소감에서, ‘2007년 철거위기에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감격이 너무 커서 목이 메인다’고 전제하고,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역사는 뜻 그대로 시간의 기록입니다. 그런데 역사 앞에 어떻게 종교가 개입이 되고 정치가 개입이 되는지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숭례문에 화재가 났을 때 너무 안타까웠고, 북한산에 있는 조선시대 건물들을 철거해 버렸을 때도 역사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는 안타까움이 너무 컸습니다’라며 역사적인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그 보존의 필요성을 피력하였다.
그는 이어서 ‘이와 마찬가지로 지리산 왕시루봉에 있는 각국의 건축물 형태들은 꼭 기독교와 종교를 떠나서라도, 개화기 근대사의 중요한 역사 현장이며, 노르웨이, 일본, 영국, 미국식 건축물들을 소중하게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였다
보존연합의 오정희 상임이사도 그동안의 과정과 소감을 밝혔는데, ‘선교사들이 세운 연세대 사유화 사건을 통해, 우리가 무관심한 것에 대해서 평신도로써 너무나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가 이만큼 잘살게 된 것은 복음과 선진 문화•문물을 전해 준 선교사님들에게 은혜를 입은 것인데, 이제는 선교사들의 업적과 그 후손에 대해서 감사함으로 은혜를 갚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보존연합은 현 안금남 이사장과 함께 선교사 후손이자, 현재도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인요한 박사를 공동 이사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기독교를 빼고는 우리 역사와 문화, 국가적 발전을 말하기 어렵다. 이것은 선교사들의 희생과 열정에 기초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 기독교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는 이런 역사적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측면에서 지리산의 선교 유적지를 역사적, 근대 문화적, 선교학적으로 잘 보존하고 지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왼쪽부터)환경연구센터 최중기 대표, 인요한 박사,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 오정희 상임이사,
세계기독교다문화 김태연 교육원장, 한국교회언론회 이병대 사무총장>
<내셔널트러스트 시민공모전 수상단체-강화지역조력발전반대군민대책위,(사)생명그물
,김영식,인천환경운동연합,(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한강하구를사랑하는김포시민모임>
< 참조>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소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 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확보하여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내셔널 트러스트의 시작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던 영국에서 1895년 시작되었다. 당시 영국은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 파괴, 그리고 자연·문화유산의 독점적 소유에 의한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한다. 물질적 풍요가 인간의 존엄과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환상이 사라질 즈음, 시민들 스스로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를 탄생시킨 것이다.
당시 이 운동의 주창자는 로버트 헌터(Robert Hunter) 변호사, 여류 사회 활동가 옥타비아 힐(Octavia Hill), 하드윅 론즐리(Canon Hardwicke Rawnsley) 목사 등이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2007년 12월 국제적인 “세계내셔널트러스트기구”(International National Trusts Organization=INTO)가 발족됨에 따라 전 세계 30여 개국이 참여하여 활동하는 국제적 자연·문화유산 보전운동으로 확산되었다.
한국에서의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1990년대 초반, 지역에서 특정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보전을 위해 시민 성금모금 형태로 이뤄지던 것이, 1990년 중반 ‘그린벨트 해제 반대운동’ 을 계기로 시작하게 된다. 그린벨트라는 정부의 제도적 보전장치가 훼손되고, 기존 그린벨트 지역 소유자들의 사유재산이 보장되면서, 녹지공간을 보전할 수 있는 새로운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내셔널트러스트운동’ 이 제기된 것이다.
한국에서의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을 통하여 자연•문화유산확보가 이뤄진 사례로는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 ‘최순우 옛집’ ‘동강 제장마을’ ‘나주 도래마을 옛집’ ‘권진규 아틀리에’ ‘연천 DMZ 일원 임야’ ‘청주 원흥이 방죽 두꺼비 서식지‘ 확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