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축제, 나눔과 기쁨이 있는
2007 명성교회의 추수감사절 사례
첨단 산업 사회 속에서도 여전히 추수의 기쁨은 있다. 기독교에서도 가을이 되면 추수감사절을 통해 감사와 나눔의 풍성함을 누린다.
추수감사절은 구약 성경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의 3대 절기는 유월절, 맥추감사절(칠칠절), 수장절(초막절)인데, 추수감사절은 맥추감사절과 의미가 통하고, 시기적으로는 곡식을 거두어 갈무리하는 수장절과 맞는다. 그런데 이 절기를 지키라는 성경 연대가 주전(BC) 14세기가 되므로, 아주 오래 전부터 추수감사절의 전통은 있어온 것이다.
현대적 의미의 추수감사절은 1621년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1620년 영국에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새로운 신앙의 세계를 찾아 신개척지로 102명이 출발했으나, 추위와 기아 풍토병 맹수의 위험 등으로 절반 정도가 죽고 생존자 55명이 1년 간 농사를 지어, 인디언 100여명을 초청하여 하나님께 감사하면서부터이다.
이것이 링컨 대통령에 의해서, 1863년 전 미국에 추수감사절을 공휴일로 선포하였고, 1941년 루즈벨트 대통령에 의하여 11월의 4번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해진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1904년 교회 초창기부터 추수감사절을 지켜 왔다.
추수감사절은 1년 동안 돌봐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이러한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널리 실천하는 교회가 있다.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명성교회(김삼환 목사)는 1980년 창립 초기부터 전 교인과 인근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와 감사로 추수감사절을 지켜오고 있다.
명성교회의 추수감사절은 몇 가지 특색이 있다. 첫째는 감사가 있는 축제로 지낸다. 교회에서는 전통적인 예배와 감사를 하면서도, 사회와의 소통을 위하여 지역 주민을 초청하는 것을 빼놓지 않는다. 28일 주일에는 한우 10마리와 쌀 55가마로 밥과 국을 끓여 8만 명에게 소고기 국밥을 대접한다. 함께 먹고 나누는 우리 정서를 감안한 것이다.
토요일 저녁(27일)에는 교인들과 주민들을 초대하여, 각 계층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초청하고 교회 앞마당에서 감사 페스티벌을 개최하였다. 이날 저녁에는 선선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15,000여 명이 모여 축제를 즐겼다.
둘째는 전통문화를 존중한다. 예배에서도 민족 전통의 가락을 곁들인 찬양과 춤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또 교회 경내에서는 사물놀이, 팽이치기, 도리깨 놀이, 씨름, 떡매치기 등을 재현하여 도시인이 잊기 쉬운 우리 문화와 전통을 소개하는 것이다.
셋째는 나눔이 있다. 이번 추수감사절 기간동안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디아스포라 코너를 통해 각 나라의 토산품과 음식을 소개하고, 주변의 환경 미화원, 독거 노인, 노숙자, 노선버스 기사, 택시 기사, 소년소녀 가장, 장애우 등 3,000여명에게는 선물을 전달한다. 또 2 주간에 걸쳐 교인들을 중심으로 사랑의 헌혈을 하고, 농어촌의 어려운 10교회를 초청하여 지역 특산물 바자회를 통하여 자립을 위한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명성교회 추수감사절이 특이한 것 가운데 하나는 주변의 다른 교회와 목회자들도 초대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명성교회는 대형교회이기 때문에 주변의 작은 교회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줄 때도 있다. 이를 감안하여 주변교회와 함께 한다는 것과, 다른 교회에 어려움이 생기면 적극 돕는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명성교회의 추수감사절은 다른 교회에 비하여 매년 3주정도 먼저 시작한다. 이것은 한국교회에 나눔과 기쁨, 축제와 감사의 모습을 앞서 실천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국고유의 명절인 추석과 거의 때를 맞추어 추수감사절을 우리 문화에 맞게 토착화하려는 의미가 강하다.
이는 2007 감사 패스티벌에서 김삼환 목사의 인사말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팔월한가위야말로 명절 중에 으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성도에게는 영적인 한가위, 즉 추수감사절이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를 지켜주시고, 보호하시고, 우리에게 한량없는 은혜를 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가 추수감사절입니다’라고 하고 있다.
한국교회 대부분은 추수감사절을 이웃과 함께 지내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소통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여, 한국교회는 하나님께 감사와 함께 이웃과 나눔의 의미를 새롭게 할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2007 명성교회의 추수감사절은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