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의 드라마, 음주 장면 빠짐없이 등장
청소년들에게 음주의 무분별한 장면 제공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사)대한보건협회에 의뢰하여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간 지상파 방송의 27개 드라마에서 음주장면에 대하여 모니터링 한 것을 발표하였다.
조사 대상 드라마로는 KBS1의 ‘순옥이(그대의 풍경)’ ‘대조영’ ‘하늘만큼 땅만큼’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이며, KBS2의 ‘최강 울 엄마’ ‘아줌마가 간다(사랑해도 괜찮아)’ ‘헬로 애기씨(꽃 찾으러 왔단다)’ ‘일단 뛰어’ ‘마왕(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 경성스캔들)’ ‘어린이 극장 이레자이온’ ‘사랑과 전쟁’ ‘드라마시티’ ‘행복한 여자’이다.
MBC의 ‘문희’ ‘내 곁에 있어’ ‘고맙습니다(메리 대구 공방전)’ ‘케세라 세라(에어시티)’ ‘나쁜 여자 착한 여자’ ‘히트(신 현모양처)’ ‘거침없이 하이 킥’이 대상이다. SBS의 ‘사랑도 미움도(사랑하기 좋은날)’ ‘내 남자의 여자(강남 엄마 따라잡기)’ ‘마녀유희(쩐의 전쟁)’ ‘연인이여(8월에 내리는 눈)’ ‘연개소문(황금신부)’ ‘푸른 물고기(불량커플)’ ‘달려라 고등어’ 등을 모니터링 하였다(괄호 안은 후속 프로그램)
이 중에서 음주 장면이 가장 많았던 드라마로는 ‘사랑과 전쟁’으로 이 기간 동안 13회 방영에 51회로 1회당 3.9번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으로는 ‘푸른 물고기(불량커플)’로 같은 기간 25회 방영에 72회로 회당 2.9번 가까이가 음주 장면이 나온다. ‘마녀유희(쩐의 전쟁)’는 26회 방영에 68회로 회당 2.6번 이상을 음주 장면이 나오고 있다.
그밖에도 ‘드라마시티’가 회당 2.3번 이상을, ‘연인이여(8월에 내리는 눈)’가 2번 이상, ‘문희’가 2번, ‘케세라세라(에어시티)’가 2번, ‘마왕(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 경성스캔들)’이 1.9번, ‘내 남자의 여자(강남엄마 따라잡기)’가 1.9번, ‘대조영’이 1.6번 이상을 음주 장면을 보여줘, 음주 최다 10위안에 드는 드라마가 되었다.
지상파 4사(KBS는 1,2로 나눔) 가운데 음주 장면이 많은 순위로는 SBS가 회당 1.43번 이상으로 1위, KBS2가 1.28번 이상으로 2위, MBC가 1.14번 이상으로 3위, KBS1이 0.84번 이상으로 4위를 나타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는 883회 가운데 1,050회가 음주 장면이 나와 회당 평균 1.19번이 음주장면이다.
이러한 음주 장면은 온 가족이 함께 TV를 시청하는 오후 8시부터 11시 사이의 소위 황금시청 시간대에 이뤄지고 있는데, 무려 66.1%를 차지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드라마 속에서 왜 술을 마셔야하느냐는 것도 특별한 형태가 없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들이 술 마시는 이유로는 스트레스나 불화 등 기분이 나쁠 때가 45.1%, 회합, 축하 등의 모임에서 마시는 것이 32.2%, 그리고 22.7%는 특별한 이유 없이 술 마시는 설정을 하고 있다. 따라서 언제든 음주하는 이유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또 드라마에서 청소년이 직접 음주하는 장면도 3회, 술자리 동석이 7회나 기록되고 있어 청소년 음주를 부추기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2006년 1월 사이에 알콜 질환 전문 병원인 다사랑 병원이 14개 드라마 150회를 모니터링 한 결과, 회당 평균 1.5번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송 드라마에서 음주 장면은 곧바로 모방심리를 가진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과 피해를 줄 것은 뻔하다. 이번 조사 드라마 상에서도 음주 후 수반하는 행동이 나타나고 있는데, 기계조작이나 폭력, 음주 운전 등 ‘위험행동’이 47회로 14.5%를 나타내고 있으며, 고성방가, 욕설, 외박 등 ‘문제 행동’이 63회로 19.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수다, 비틀거림 등 ‘과잉 행동’도 215회로 66.1%를 차지하여, 음주가 부정적 행동을 낳는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지상파 방송들은 방송에서 흡연장면은 자제하기로 하여, 이미 지난 2002년부터 2004년 사이에 금지하는 것을 비교적 잘 지키고 있다. 이제는 방송에서 음주하는 모습들도 금지하여야 한다.
음주가 우리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행태라 할지라도, 방송에서 음주하는 장면을 자주 보여주는 것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즉 음주 장면은 방송에서 피력하고자하는 드라마 내용을 넘어, 음주를 조장하고 술을 권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연예인에 대한 동경과 자기 절제를 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이와 같은 장면을 자주 접하게 될 때, 그들에게 나타날 부정적인 학습 결과는 사회적 문제가 된다.
이제라도 방송 드라마에서 음주 장면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각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심의를 강화하고 이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국가에서도 방송에서 음주하는 장면에 대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 적절하게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단체나 시청자들도 시청자 주권 차원에서 이에 대한 시정을 요청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