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시사매거진 2580 ‘붉은악마는 싫다’
인터넷상에서 논란 불러 일으켜
MBC 방송이 7월 9일 방영한 시사매거진 2580 ‘붉은 악마는 싫다’ 프로그램이 인터넷상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9일 밤 늦은 시각에 방송이 끝난 이후에 이틀이 지난 11일 오전까지 ‘시청자 의견’란에 보면 무려 1,500여 개 이상의 글이 올라와 붉은 악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과, 개명을 찬성하는 글로 네티즌 사이에 논쟁이 활발하다.
이 방송이 같은 프로그램에서 다른 주제를 가지고 방송한 것은 조회 수가 수백 회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그 동안 붉은 악마에 대한 부정적 견해들이, 월드컵이라는 대형 이벤트와 국민적 응원 분위기에 휩싸여 잠재하고 있다가, 공영방송에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을 보고 나서, 자연스럽게 의견들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이 방송 이후에 붉은 악마 개명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소렴하는 조사도 있었다. 인터넷 <다음>에서는 7월 10일부터 8월 10일까지의 기간을 두고 조사에 들어갔는데, 이틀째인 11일 오전까지의 상황을 보면, 3,052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명해야 한다’가 1,860명으로 60.9%를 차지하고, ‘그냥 둬야 한다’가 1,132명으로 37.1%를 차지하고 있다. ‘판단유보’는 60명으로 2.0%를 차지하고 있어,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붉은 악마」라는 명칭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붉은 악마의 부정적인 명칭은 사회적, 정서적으로도 거부감을 보여 왔고, 국민들 간에 국론분열의 양상까지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MBC의 ‘시사매거진 2580’에서도 밝혀졌듯이 각 종교계와 시민들도 이 명칭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많았음을 볼 수 있다.
이번 방송의 아쉬운 점은, 붉은 악마의 부정적 이름 때문에 빚어진 사회적, 국가적, 정신적 물질적 피해와, 국가적 이미지 실추에 대한 것이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름에는 이름 값이 있는 것이다. 좋은 의미에, 사악한 이름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정상적인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