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시사고발 프로그램 분석
지난 3년 간의 내용 중, 사회관련 문제 가장 많아
한국교회언론회가 지상파 방송들의 2003년 8월부터 2006년 8월까지의 3년 동안의, 시사고발 프로그램 내용을 분석하였다. 우리나라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은 KBS가 지난 1983년에 시작한 “추적 60분”이 가장 오래된 것이며,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또한 각 방송사에서도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경쟁적으로 방영되고 있다.
그밖에도 1990년에 시작한 MBC의 “PD수첩”이 두 번째로 오래되었고, 다음이 1992년에 시작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와 네 번 째로는 1994년에 시작된 MBC의 또 다른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 등이 있다.
이미 KBS2의 “추적60분”은 2005년 3월에 700회를 넘겼고, MBC의 “PD 수첩”도 올해 7월에 600회를 넘겼으며, MBC의 “2580”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도 600회를 바라보고 있을 만큼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4개 방송사가 지난 3년 간에 다룬 주제별 영역을 살펴보면, 정치분야가 132건, 경제분야가 45건, 교육과 학교문제가 37건, 문화분야가 34건, 과학분야가 11건, 사회관련문제가 270건, 윤리분야가 94건, 종교관련 분야가 14건, 기타 국제, 생활, 스포츠, 역사, 환경, 언론 등의 분야가 215건이 다뤄지고 있다.
각 방송사 프로그램별로는 KBS2의 “추적 60분”이 정치 22건, 경제 4건, 교육 4건, 문화 3건, 사회 38건, 윤리 29건, 종교 3건, 기타 44건 등 총 147건을 다루고 있다. MBC의 “PD 수첩”은 정치32건, 경제 8건, 교육 6건, 문화 4건, 과학 5건, 사회 40건, 윤리 13건, 종교 2건, 기타 30건 등 합 140건을 다루고 있다.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정치 5건, 경제 2건, 교육 2건, 문화 2건, 과학 1건, 사회 50건, 윤리 30건, 종교 4건, 기타 37건 등 모두 133건을 다루고 있다. MBC의 “2580”은 가장 늦게 출발한 프로그램이지만 한 회에 3~4건을 다루고 있어, 정치 73건, 경제 31건, 교육 25건, 문화 25건, 과학 5건, 사회 142건, 윤리 22건, 종교 5건, 기타 104건 등 총 432건을 다루고 있다.
시사 고발 프로그램은 ‘탐사보도’ ‘심층보도’ ‘폭로저널리즘’ ‘시사매거진’ 등으로 불려지기도 하는데, 폭로저널리즘을 muckraking journalism으로 표기하는데, muck는 ‘오물․쓰레기’ rake는 ‘갈퀴로 긁어낸다, 샅샅이 파헤친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시사 고발 프로그램은 사회적 비리에 대한 폭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폭로저널리즘’은 1871년 미국 뉴욕타임스와 하퍼스 위클리(Harper's Weekly)가 뉴욕시의 시 청사 건립에 따른 부정을 폭로하면서 생긴 말이다. 따라서 사회의 부정과 부패, 부조리를 파헤치고 개선책을 모색하는 것이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역할이 된다.
실제로 각 방송사들의 제작의도를 보면 ‘사회의 부조리한 제도와 인습, 시사 현안에 대한 탐사’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친다’는 조항도 두고 있다.
지난 3년 간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 다룬 주제들의 특색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프로그램의 편중을 들 수 있다. 프로그램 특성에 따라 사회고발성 문제들을 가장 많이 다루어, 사회적 부정부패를 퇴치한다는 목적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각 분야별로 볼 때에는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을 돕는 경제, 과학, 기술에 관한 문제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둘째는 정확한 보도가 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일부 방영된 내용에 대하여 ‘까발리기 식’ 아니냐,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이 받고 있다. 모 방송사의 경우 방영된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몇 개가 지워진 상태로 남아있다. 이는 내용이 문제가 되어서 발생한 결과로 보인다. 방송위원회의 지난 2004년도 “시청자불만 처리 보고서”에도 보면, 시청자들의 불만이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4개 방송사는 지난 20여 년 간 3,700여 개의 주제에 따른 시사 고발 탐사보도를 방영해 왔다. 그런데 방송의 의미 전달이 정확하게 되어, 제도와 인습이 고쳐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반복되는 주제들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비슷한 주제들이 중복해서 다뤄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방송에 의한 사회적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다.
셋째는 긍정적 보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것을 지적하고 비리에 대한 탐사보도도 필요하지만, 긍정적이며 사회를 밝게 하고, 인간 삶에 대한 애환과 향기를 낼 수 있는 내용도 적절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MBC의 “2580”은 ‘인간의 체취가 묻어나는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는데 실제적으로 다른 방송들이 삶에 대한 긍정적 보도가 2~4회 방영된 것에 비하여, 102회를 방영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넷째는 종교관련 프로그램의 보도가 부정일변도라는 것이다. MBC의 “PD수첩”은 이 기간동안 불교관련 1회, 기독교관련 1회를 보도하고 있는데 모두 비리차원에서 보도하고 있다. 같은 방송의 “2580”은 기독교 3회, 불교 1회, 천주교 1회를 보도하고 있는데, 기독교와 천주교 각각 1회씩만 긍정적 보도에 할애하고 나머지는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KBS2는 3회를 방송하고 있는데 모두 조희성의 영생교 문제를 다루고 있다. SBS는 4회를 다루고 있는데 불교 2회, 여호와 증인 1회를 우호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는 국민 중 50% 이상이 종교생활을 하고 있다. 종교에는 순기능적인 요소가 많다. 그러므로 국민을 계도하는 차원의 종교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은 ‘부조리를 구석구석 파헤치는’ 황색저널리즘 수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회적 부정과 부패를 시청자들에게 알린다는 목적을 포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시사 고발 프로그램은 센세이셔널리즘에 빠지거나 상업주의에 빠져서도 안 된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은 소재를 보다 자세히 탐사하고 세밀하게 다듬어 정확하게 보도하여야 한다. 시사 고발 프로그램은 결국 사회적 특정 사안에 대하여 냉정한 비판을 가하면서도, 사회를 밝게 하는 역할에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