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공복(公僕)이다
흔히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고 한다. 이 말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최근에 우리 공직 사회에 대하여 들려오는 소문은 봉사자와는 거리가 먼 나쁜 권력자요, 한심하고 무책임한 관료의 모습들이 비일비재하다.
며칠 전, 31년 전에 납북된 어부의 부인이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가 냉대를 받았다고 한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 인권을 보호해야 할 공무원들이 어려움을 당한 국민들을 푸대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최근 공무원들이 국․내외에서 민원인을 대하면서 ‘아, 없어요’ ‘당신 국가에 세금 낸 적 있어?’ ‘내 전화번호 어떻게 알았어?’라는 태도는 국민들을 실망시키다 못해 분노케 한다.
한국은 2006년 <국제투명성기구>에서 조사한,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인식지수」에서 10점 만점에 5.1점을 얻어, 세계 163개국 중에서 42위를 차지하였다. 1위를 차지한 핀란드, 아이슬란드, 뉴질랜드의 9.6점에 비하면 대단히 낮은 점수이다. 또 아시아권의 싱가포르의 9.4점, 홍콩의 8.3점, 이웃 나라 일본의 7.6점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에서도 23위를 차지한 것으로,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OECD 30개 국가들의 평균은 7.18점이다.
공무원들의 부패는 주로 업무태만과 금품이나 향응 제공이 문제가 된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이러한 부서들은 편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국가청렴위원회>는 중앙행정 기관과 공기업, 기초자치 단체 등 30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무원과 민원인 89,941명에게 공무원들의 청렴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2006년 청렴도 측정결과」를 보면, 청렴도가 가장 낮은 중앙부처로는 검찰청으로 7.8점으로 최하위, 다음이 경찰청으로 8.35점, 그 다음이 조달청으로 8.36점, 건교부가 8.4점, 청소년위원회가 8.56점, 기획예산처가 8.71점 등으로 전체 평균의 8.77점보다 낮은 부처들이다.
이는 재정지원, 단속, 인․허가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부서로, 업무 집행과정에서 민원인들로부터 향응제공과 금품수수 같은 부정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밖에도 청렴도가 떨어지는 곳으로는 지방 교육청의 운동부 운영 및 학교 급식 운영관리 업무의 경우에, 부패경험 점수가 높아, 7.5~7.9점 대의 낮은 청렴도를 보이고 있다. 국가청렴위원회는 2005년 조사 때의 평균 8.68점보다 2006년이 다소 나아졌다고는 하나, 국민들이 느끼는 공무원들의 청렴도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최근에 불거진 ‘김00 게이트’ 사건에서도 보면, 예외 없이 고위 공무원들의 연계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들은 나라의 근간이 된다. 공무원들의 청렴도는 곧 그 나라의 신뢰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바로미터이며, 나아가 국가 경쟁력이 된다.
우리나라의 공무원 수는 2002년 말 889,993명에서 2005년 말 932,555명으로 42,562명이 늘어났다. 정부 산하 기관도 2001년 말 267개에 205,176명에서, 2005년 말 298개에 288,851명으로 40.8%나 늘어났다.
공무원에 대한 인건비도 2002년 15조 3,000억 원에서 2005년 20조 4,000억 원으로 증가되었다. 또 인원 증원과 기관 증설을 위해서 8조 7,000억 원이 추가로 투입되었다. 이와 같이 공무원 사회에 대한 처우는 좋아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느끼는 공무원에 대한 인식은 그렇지가 못하다.
공무원은 국민과 조국을 위해서 존재한다. 공무원들의 애국심과 봉사 정신이 흐려지면 국가의 미래도 암울해진다. 공무원들이 이익집단처럼 행동하고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을 망각하고 공명정대하게 행사해야 할 권리를 사적인 권력인양 행사하는 국가는 불행해진다. 세계 근ㆍ현대사에서 국가 지도자와 공무원들의 부정과 부패가 국가적 재앙으로 이어진 예는 많이 있다.
때로는 정치 지도자들의 실정이나 권력에 의해서 공무원들이 영향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러나 부정이나 부패는 권력에 의한 것이 아닌 자의적인 것이기에,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면 이 시대 공무원들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첫째, 공무원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성적순으로만 사람을 뽑을 것이 아니라, 조국에 대한 애국심, 사랑과 봉사정신을 일정부분 포함하여, 진정한 봉사자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둘째, 부패에 대한 철저한 방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공무원들의 부정과 부패에 대한 감시기구의 활동을 강화하여, 공무원 윤리와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부패를 근원적으로 끊는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되어야 한다.
셋째, 비효율적인 기구를 통․폐합하고 필요한 부서로 전환시켜야 한다. 2002년 말에 장․차관급은 106명이었으나 2005년 말에는 134명으로 26.5%가 늘어났다. 1~3급 고위 공무원도 942명에서 1,074명으로 14% 증가하였다. 그러나 고위직 공무원이 늘어났다고 해서 국가 업무의 효율성이 향상되었는가?
이제 공무원들에게 조국은 무엇인가? 진정한 애국심은 무엇인가? 물을 때가 되었다. 21세기 국가 발전과 융성은 공무원들의 자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공무원들이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공평하고 정대하며 국민들에게 따뜻한 봉사자가 되고, 해외에서는 자국민들의 보호자가 될 때, 국민들은 신뢰를 보낼 것이다.
공무원 사회에도 예외 없이 4분의 1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부터 사회의 부패를 방지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에 충실한 공복(公僕)의 모습을 갖춰 간다면, 공무원 사회는 분명히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