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통합 계속되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 교계에 분열된 교단들을 연합하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 2005년 6월에는 예장 합동 교단과 개혁 교단이 전격적으로 통합하게 되었고, 몇 년 전부터는 성결교회인 기성과 예성이 형제교단으로서 활발한 교류를 하면서, 통합까지를 바라보기까지 했으나, 지난 해 예성 교단 총회에서 다음 총회까지 통합 논의를 보류하자고 결의되었다. 그러나 기성 교단에서는 교단의 명칭을 ‘예성’으로 하자는 제의까지 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다 근자에는 오순절 순복음 교단의 기하성과 예하성이 통합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전언(傳言)이다. 실제적으로 올해 기하성 교단 총회시에 예하성 교단의 대표적 인물을 설교자로 초청했다는 보도이다. 그밖에도 교단 간 통합에 대한 움직임은 몇 군데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120년 복음 역사에 분열에 분열을 거듭한 ‘분열의 역사’라는 오명도 얻고 있다. 한국교회 분열의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 땅에 복음을 전한 외국 선교사들에 의한, 선교정책으로 인한 구도의 나뉨이 있었다. 또 하나는 일제시대 일부 신사참배로 인한 해방 직후의 분열이 있었다.
그리고 신학적․교리문제로 인한 1950년대 쪼개짐이 있었다. 반면에 1960년대에는 에큐메니칼 운동 참여 문제로 인한 갈라짐도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들로 인한 핵분열과 같은 교단 분열양상들이 있어왔다. 지금 분열된 교단의 숫자는 대략 150여 개를 헤아리고 있다. 대표적인 교단을 빼고 나면, 나머지는 거의 비슷비슷한 명칭으로 인하여 정확히 그 이름을 분별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교회가 나뉘어지면서 각자 최선을 다하므로, 한국교회 전체가 성장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복음을 방해하고 성도들에게 아픈 상처를 주었다’는 고백들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연합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할 뿐만 아니라, 신학과 교리 그리고 역사가 비슷한 교단끼리의 통합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교단들이 통합을 하는데에는 여러 가지 내부적인 진통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그러한 진통보다 더 큰 것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첫째, 과거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 분열의 과정에서 보면, 명분보다 더 큰 상처를 서로에게 남기고 있다. 이제는 어떠한 형식으로라도 이를 감싸 안아야 한다. 교회는 형제 사랑을 강조한다. 심지어 원수 사랑도 가르친다. 그런데 정작 지도자들이 형제 사랑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죄악을 끌어안고 가는 것이다.
둘째, 교회 정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한국 교회의 무분별한 교단분열은 난립 그 자체이다. 교회가 정비되지 못하니 비슷한 명칭의 이단들이 기웃거리고, 무자격 목회자를 양산하는 형태가 되고 말았다.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한 정리를 해야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된 교회의 역할이 이루어진다.
셋째, 대사회 봉사를 위한 구심점이 생기게 된다. 한국교회는 지나치게 개교회 개교단 중심이다. 그러다 보니 선교정책이나 복지 분야에서 중복되는 것들이 생기게 된다. 효과적인 ‘돌봄’과 ‘나눔’에 허점이 생기는 것이다.
넷째, 사회의 모범이 된다. 정치권에서는 ‘화해’와 ‘포용’을 말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때에 나누어진 교회들이 ‘얼싸 안는’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 사회의 화해 분위기에 기폭제가 될 것이다.
다섯째, 효과적 선교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국교회는 각 교단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70% 이상이 미자립 교회이다. 복음은 도시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농․어촌과 산간 마을에도 필요하다. 그런데 내 교단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작은 교회들이 방치되고 있다. 해외 선교도 마찬가지이다. 전략적으로 복음이 필요한 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돕는 일에 효율적이지 못하다.
교단 간 통합을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자신들의 기득권 때문에 하나님의 큰일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명예와 권리를 십자가 밑에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통합은, 일단 교단의 세만 불리고 보자는 발상은 금물이다. 통합 후에도 매끄러운 교단 발전이 필요하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정치적 논리에 휘말리는 유치성(幼齒性)을 벗어나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평양 대부흥 100주년이라는 기념행사에 붙잡혀 있다. 그 행사에 누가 주도권을 가져야 되느냐에 관심을 갖지 말고, 미래 한국교회를 위해서 어떤 결단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무엇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고, 복음이 온 땅에 편만(遍滿)하게 증거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형제 교단들이 하나가 되고, 복음을 위해서 통합되는 일들을, 분명 하나님은 기뻐하실(시133:1)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