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혼인빙자간음죄’ 위헌 결정에 대하여
자율성과 책임 커지고, 종교의 역할 증대

헌법재판소가 26일 “혼인빙자간음죄”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서 지난 1953년 이 법이 제정된 이후 56년 만에 소용없는 법이 되고 말았다.

헌재가 이와 같이 결정한 이유는, 개인이 갖는 성(性)적 결정권을 존중하고, 개인 간의 도덕적 문제를 국가의 공권력이 과도하게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고 본다.

이 법은 남성만을 처벌하는 조항임에도 불구하고 여성계는 찬성의 뜻을 보였다. 그 이유는 기존의 법조항이 가부장적 입장에서 여성의 정조관념을 통제하고 보호하려 했으며, 이는 피해자를 부녀자로 한정하여 양성평등에 어긋난다고 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같은 맥락, 연장선상의 법조항으로 보았던 “간통죄”는 남녀를 모두 처벌할 근거가 되므로 양성평등을 해치지 않고,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로 존치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헌재의 이러한 결정의 이면에는 개인의 성문제에 대하여 지나친 공권력 개입을 차단한다는 의미도 있으나, 우리사회의 변화된 시대적 성윤리를 반영하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제 헌재의 결정이 옳고 그르고의 문제를 떠나서, 과연 우리 사회가 자율에 따른 도덕적 기준과 성의식이 성숙한가라는 것의 문제를 심각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법이 떠난 자리를 ‘자율’로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법은 국민과 사회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고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약속이다. 그러므로 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윤리기준으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할 수 있는 자율성이라고 본다. 이것은 기성세대가 자라나는 세대, 자녀들과 후손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삶의 모습이고 윤리수준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헌재의 결정은 단순히 시대에 뒤진 낡은 법의 폐지가 아니라, 결국 사회구성원들의 바람직한 윤리의식과 성숙한 사회적 책임으로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는 의무를 시민들의 몫으로 전가한 것이라고 본다.

거기에, 사회윤리나 도덕적 수준을 담보해야하는 종교적 역할이 어느 때 보다 더 중요하고 커졌다고 본다. 특별히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시대적 사명이 중차대하다고 본다. 10계명(제7계명 “간음하지 말지니라”)을 삶으로 실천하여 거룩한 백성으로 가정을 지키며,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