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명칭을 상표등록하는 것은 비기독교적인 행위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현상들로 인하여 사회의 질서가 흔들리고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사회가 그와 같을 때에 바른 길을 제시하여 사회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고 본다.

종교가 지니는 사회적 순기능, 본질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도덕적 수준을 높이고, 삶을 긍정하게 하며, 사회를 위하여 봉사하는 삶을 살게 함으로서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에 바람직한 정신세계를 제시하고, 그 삶으로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여 세상을 밝게 하는 것이다.

종교와 세상이 추구하는 지향점이 서로 다른 것은, 세상의 일들은 금전적 혹은 여타의 이익을 위하여 활동하지만, 종교는 사회적 봉사를 추구한다. 그런 면에서 종교가 사회로부터 존재 의의를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종교는 이익단체나 기업체가 아니며 사회적 공익을 행함에 있어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순기능을 수행하기에 그동안 사회나 국가가 종교단체에 면세 등의 혜택을 부여해 오고 있다. 그런데 종교단체가 그 단체 이름을 「상표등록」하여 이익단체나 기업체처럼 행동하는 일이 있어 그 결과를 염려하게 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기독교 교단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등.

이 같은 교단의 이름은 타 교단과의 구별을 위한 표지이며, 또한 그 믿는 바(교리체계나 정치체계)를 나타내는 표식이지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서 내세우는 상표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교단에서 교단 명칭을 상표처럼 등록한 것은 그 자체가 스스로 이익단체로 선언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의 일부 단체에서 교단명칭을 상표등록 하여, 종교적이고 경제적 이익을 독점 내지 선점하려는 것은, 종교를 이권으로, 거룩함을 세속으로 변질시키는 매우 우려스런 행동이다. 비영리 단체인 종교가 경제적 이익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모습이 된다면, 사회적으로도 지탄받을 일이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의 상표등록은 비기독교적이고 비신앙적인 행위이다. 우리나라에 일백 여개의 교단이 사용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이름을 어느 집단이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상표로 등록하지 않는 것은, 종교계 구성원들이 모두 공감하고 지켜온 사회적 약속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기하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 같은 일은, 종교계의 당연한 불문법적 약속을 어긴 반칙이며, 반기독교적인 행위이다. 게다가 교단설립 때부터 같은 교단명칭을 사용해온 형제 교단과 교회들을 상대로 상표등록을 한 단체가 자신들이 경제적 손해를 보았다고 하며, 고발과 더불어 손해배상청구 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사실은 경천동지(驚天動地)할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사회를 기만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종교의 가치 측면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보편타당하지 못한 일들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은, 마치 종교가 이익집단이나 기업체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이 같은 일들이 용인되어진다면 사회나 종교계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이므로 근절되어야 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