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해방 64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감회
역사는 잊혀지는 것이 아니다. 일제 식민지 36년간은 한국 모든 국민들에게 치욕과 비극적인 시간이었다. 기독교는 더욱 그러하였다. 일제는 타 종교에는 비교적 관용적이었지만 유독 기독교에는 철저한 박해를 가했었다. 그 이유는 일제 식민지 정책에 비협조를 넘어서 독립에 앞장섰기 때문이었다. 기독교가 3.1 독립운동을 주도한 것도 그렇고, 민족정신을 일깨운 것도 일본에게는 밉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교회는 3.1독립만세운동이후 무장독립투쟁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당시 민족주의 기독교인들은 교회를 민족의 교회라고 생각했고, 민족을 구원할 소망으로 여겼다. 초기 독립운동의 중심 되는 인물들 중에 기독교인들이 다수 있었다. 김 구, 안창호, 이승만, 김규식, 조만식, 서재필, 이 준, 이상설, 윤동주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일제는 1937년 만주 침략이후 1938년부터는 일본 귀신인 ‘신사참배’를 전 국민에게 거의 살인적인 광기를 보이면서 강요했었다. 기독교계는 신사 참배 반대를 지키다가 숱한 어려움을 당했다. 주기철 목사님은 평양 감옥에서 고통 중에,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신앙으로 “이상한 구름만 떠도 내 주님 오시는가 해”라는 가사의 찬송을 부르기도 했을 정도였다.
일제하의 한국교회는 크게 두 가지로 민족과 함께 했다. 하나는 복음, 예수 그리스도가 희망이라는 것을 전했다. 다른 하나는 민족정신을 일깨우고 독립운동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이다. 먼저 곳곳에 교회가 세워진 것은 믿는 이들의 자발적인 헌신의 결과였으며, 고난과 핍박 속에서도 이스라엘을 해방 시킨 하나님에 대한 굳건한 신앙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리하여 일제에 의하여 교회들이 폐쇄되고 불타는 등 많은 핍박이 따랐다.
두 번째로 곳곳에 학교를 세워서 신학문을 전해 주고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었다. 또 병원을 세워서 아픈 몸을 고쳐 주는 등 주권 잃은 백성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하였다. 이러한 교회의 노력에 부응하여 선교사들도 우리나라를 다시 찾는데 협조하였다. 헐버트, 알렌, 그리고 선교사는 아니지만 대한매일신보의 베델 등이 있었다.
교회의 민족을 위한 수고에 대하여 1920년대 최고 지성이었던 춘원 이광수는 ‘우리민족은 기독교에 감사해야 한다. 학교를 세워서 신학문을 전해주고, 병원을 세워서 아픈 몸을 고쳐 주고,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교회에도 과(過)가 있었다. 일부의 친일 행각이 그것이다. 살아남기 위하여 어쩔 수 없었다는 구실이지만, 일제에 아부하고, 복음의 말씀에서 벗어난 행동들, 즉 교회 헌금을 일제 전쟁기금에 보태주고, 신사참배에 가담하고, 신사참배 반대하던 신자들을 보호하지 않고 배척한 일 등이다.
기독교가 독립운동과 복음 운동을 통하여 민족에 기여한 경우는 허다하였는데 그 사실은 최근에도 밝혀지고 있다. 즉 길선주 목사의 독립훈장 추서이다. 3.1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중에서 기독교인이 16명인데 대한민국이 수립된 후에 독립에 공이 많은 분들에게 공훈을 하였다. 그 중에 7인이 배제되었었다. 독립선언서 서명이후 그 행적이 불분명하다거나 오히려 친일을 했던 때문이다. 그러나 길선주 목사님은 그 이후 친일했던 것이 아니라 복음운동에 목숨 바친 분으로 인정된 것이다.
해방 64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자세도 새로워져야 한다. 첫째,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라도 이 땅에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야 한다. 국가와 사회에 덕을 끼치고 사람들을 섬겨야 한다. 최근에 교회 안에 몇 가지 갈등이 표출되기도 하였다.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심을 따라 화합하는 모습을 통해 사회에 본이 되어야 한다.
둘째, 순수한 복음의 바탕 위에서의 삶에 충실해야 하며, 또한 선교에 주력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민족의 해방에 숨은 공로가 크다. 이제는 하나 되지 못한 민족, 통일 국가를 위해서 힘쓰고, 현대인들의 영적 쉼을 위해서 애써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일제에 의한 우리 민족의 고난 가운데 교회를 통해 함께 하셨다. 지금도 혼란스런 우리사회 속에서 교회를 통해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일에 하나님은 역사하신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람들이 성도의 삶에서 예수님을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