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과 석가탄신일의 언론보도 비교
특정종교 절기에 우호적 성향 짙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박봉상 목사)는 종교간, 중요한 절기에 대한 중앙일간지 언론들의 보도내용을 분석하였다. 기독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절기는 성탄절과 부활절이다. 불교에서 중요하게 지내는 절기는 석가탄신일이다.
기독교의 부활절과 불교의 석가탄신일은 매년 비슷한 시기에 맞이하게 된다. 올해는 기독교의 부활절이 4월 8일이었고, 불교의 석가탄신일은 5월 24일이었다. 기독교의 부활절과 불교의 석가탄신일은 매년 30~40일 간격을 두고 봄철에, 종교적 소망으로 맞이하게 된다.
그런데 두 종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절기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보도횟수와 보도크기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가 경향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한국경제 9개의 중앙일간지를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5월 사이 3개월 간에 걸쳐, 각각 보도한 것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부활절 관련 보도는 기독교 입장에서 14건에 4,354㎠를 할애하였고, 천주교는 10건에 2,842㎠ 면적을 보도하였다.
반면에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불교관련 보도는 총 91건에 48,199㎠를 할애하여 보도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기독교와 천주교가 공히 맞이하는, 두 종교의 부활절 관련 보도를 합한다 하여도, 보도건수에서 3.8배, 보도 면적에서 6.6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기독교와 천주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또 하나의 절기인 성탄절이 있기는 하지만, 예년에 성탄절의 보도내용을 보았을 때, 두 절기의 내용을 합한다 해도 불교의 석가탄신일 보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각 언론사별 보도면적을 분석해보면, 부활절 보도에서 기독교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보도한 언론사로는 조선일보가 1위로 1,127㎠, 2위가 동아일보로 838㎠, 3위는 한국경제로 511㎠이었다. 천주교는 중앙일보가 683㎠로 1위, 한국경제가 509㎠로 2위, 경향신문이 477㎠로 3위를 차지하였다.
석가탄신일 보도에서 가장 많이 불교를 보도하고 있는 언론사로는 문화일보가 19,701㎠로 1위, 중앙일보가 7,333㎠로 2위, 조선일보가 4,432㎠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밖에도 보도면적 3,000㎠ 이상을 보도하고 있는 언론사로는 경향신문, 서울신문, 한국경제 등이 있다.
불교관련 보도가 많은 언론을 분석해 보면, 그 이유는 대략 몇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유명 인물(스님)에 대한 인터뷰가 많다는 것이다. 보통 인터뷰 기사는 지면을 상당히 많이 차지한다. 둘째는 사찰 순례와 불교문화유적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특정 종교, 불교에 대한 언론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언론들이 종교의 중요한 절기에 맞추어 그 종교의 축제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국민들이 호감을 갖도록 하기 위하여 특정한 종교를 집중소개하고 보도하는 것은, 한편으로 사회적으로 바른 정서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언론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한 특정 종교만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은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회의감과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종교인구 구성상으로 놓고 보더라도 특정종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므로 국민들의 종교정서에 반하는 언론의 보도태도는 재고되어야 한다.
그리고 언론이 종교관련 보도를 함에 있어, 단순히 행사 보도나 인물 인터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종교의 사회적 순기능을 소개하고, 국민들의 종교적 역할에 대한 심층적 보도를 하는 것에도 진지한 고민을 곁들여 나가야 한다. 이미 종교와 국민들의 생활과는 상당히 밀접한 관계로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