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대한 “교회의 역할” 포럼 열려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1월1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한국교회지도자 협의회(대표회장:최해일 목사)는 지난 1월 19일 오후 5시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250명의 교회 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국가에 대한 교회의 역할>에 대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에는 이 준 前 국방부장관과 이원설 박사(한국기독교 학교 연맹 이사장)가 강의에 나섰고, 토론에는 전호진 목사(한기총 총무협의회 회장)와 박영률 목사(8.15국가 기도회 상임회장)가 맡아 강의하였다.
이 준 前 장관은 현재의 우리 사회 상황을 ‘변화’ 와 ‘신뢰’로 정의하고 ‘이러한 변화는 다시 보기 어려운 시대 상황’으로 전제하였다.
그러면서 변화의 이유로 첫째, 정보화 사회로 인하여 급격한 가치관이 변하고 다양한 가치관의 변화는 가치관의 대립으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안보상황의 변화를 들 수 있는데, 세계는 탈냉전화 시대로 가고 있으나 남・북은 50년간 휴전상태로 불변하고 있으며 이런 와중에 남쪽에서는 50년간의 우방인 한・미 관계의 변화와 안보문제로 보수와 진보의 두 봉우리로 뚜렷하게 대립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셋째, 국가위상의 변화이다. 한국은 지난 30년간 엄청난 경제 발전으로 세계10위권에 육박하는 경제능력변화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은 빈곤의 격차가 심화되고 빈부의 차이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정치지도자와 지도력의 상실로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지도자로는 정치, 언론, 교육, 군대 그리고 교회인데, 교회가 사회통합을 위하여 할 역할은 말씀을 따라 구속의 문화를 확장시켜야하며, 교회가 받은 축복을 땅 끝까지 복음전하는 것으로 그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하여 사회와 국가가 내부에서 대립적 양상이 심화되고 있을 때 교회가 교회의 맡은 역할을 잘하게 되면 정치적 안정과 함께 안보와 경제를 하나님이 살려 주신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서 이원설 박사는 “사회의 정치화, 정치의 복음화”라는 주제로 강의 하였는데 오늘날 역사 변동의 중요한 한 현상은 [사회의 정치화(Politicization)]인데, 정치의 힘은 경제, 언론, 교육, 윤리, 예술, 체능, 개인의 삶 등 모든 영역에 미친다고 보고 있다.
사회의 정치화가 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된 정치의 형태는 “민주화된 정치”이며 민주주의의 효시는 하버드 대학교의 하비 콕스 교수의 주장대로 구약성경의 <출애굽 사회>에서 찾을 수 있으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에 나타난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우리 사회를 민주화하는 정치참여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 신약성경의 마태복음 6장 33절의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 하시리라”는 말씀과 로마서 14장 17절의 말씀대로 우리 사회를 ‘의롭게 만들고, 화평하게 만들고, 희락이 넘치는 환경으로 변화’시킬 때 경제적인 것과 기타의 축복이 임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박사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말씀을 근거하여 정치의식을 가지고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은 물론 정치인들을 바르게 이끌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토론에 나선 전호진 목사는 “한국교회의 정치적 책임과 사명”이라는 제목의 토론에서 “한국교회의 보수 세력은 정치 참여에 무관심했고 정당에 기독교적 가치관이나 이념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정의하고, 기독교인의 정치참여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문화적 사명(Cultural Mandate)으로 신자 개인을 통한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독교 정당에 대하여는 懷疑的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그 이유로는 첫째, 성직자들이 정치에 참여하여 성공한 적이 없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異敎徒들의 종교정당을 보면 더 분열되고 문제점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둘째, 교회에서 덕망, 信實性을 갖춘 통전성과 인격을 가진 지도자가 나선다는 보장이 없다. 셋째, 한국의 현실에서 정치자금 없이 정치가 어렵다고 보는데 자금의 어려움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평신도들이 정치를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주장하였다.
반면에 박영률 목사는 “국가에 대한 교회의 역할과 성경적인 이해”라는 제목의 토론에서 초대 교부 아우구스티누스의 <神國論>을 인용,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설명하여 “국가는 그 자체가 교회의 살아 있는 통일적 조화적 체계임을 인식하고 그 근원적 목표 즉 그리스도의 말씀에 근거를 두고 통치 기반과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믿음 실천의 공동체”로 보아야 된다고 설명하고, 성경 로마서 13장 1절에서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굴복하라.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이 定하신 바”라는 말씀을 인용하여 위정자들은 하나님의 대리자이므로 국민을 위하여 선을 행하고(바른 정치) 악을 행하지(사리사욕에 사로잡힌 부정한 정치) 말아야 되며 이를 거부해서는 안 되며 (국민은) 관직을 경시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교회사적으로 볼 때, <기독교 강요>를 저술한 존 칼빈도 스위스 제네바市의 市정치에 참여하여 성직정치, 교권정치를 실천했으며, 민주적인 정치와 교회와 국가의 통합적인 일원체계를 형성했음을 제기하고 있다. 또 네덜란드의 아브라함 카이퍼도 ‘그리스도의 왕권이 교회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가, 사회, 학문, 예술 등 삶의 모든 영역에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여 시대를 개혁하는 실천을 보여줬음을 제시하였다.
박영률 목사는 한국교회가 양적 성장에 치우친 나머지 국가와 사회에 소홀했던 잘못을 겸허히 성찰하고, 지역간 , 계층간, 세대간의 갈등과 도덕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교회가 현실 정치에 참여하여 나라와 민족의 영적, 도덕적, 사회적 토양을 起耕하여 정치권을 복음화 시켜야한다고 주장하였다.
다만 목회자들은 현실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평신도들이 맑고 깨끗한 정치를 하도록 돕는(운동장을 닦는)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임은 1부 예배 신신묵 목사의 사회로 오성환 목사의 기도, 최해일 목사의 설교, 2부 포럼에서 한창영 목사의 사회와 정재규 목사의 결의문 낭독 등으로 이뤄졌다.